Q. 천천히 알아가고 싶은 저, 문젠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렇게 말하기 굉장히 쑥스럽지만, 철벽녀입니다. 건어물녀는 절대 아니에요! 저도 두근거리는 적이 많으니까요. 단, 소개팅 애프터가 소개팅보다 부담스럽다면, 이해가 수월할까요? 누가 저에게 조금만 호감가는 티만 내도 부담스럽다면요? 이렇게 말씀드리면, 제가 남자사람친구라고는 한명도 없는 아이로 보이시겠지만, 주변에 친구도 많고요, 사회생활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요. 다만, 일대일로 만나지 못해요. 저는 학교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면서 가랑비에 옷 젖는 연애를 하고 싶다고 해요. 그러면 너무 많은걸 바란다고 하죠. 근데 제가 많이 바라는게 아니지 않나요? 조금씩 알아가면서 시작할 수 있는 연애가 하고 싶을 뿐인데! 친구들은 그냥 만나보면서 생각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하면서 가볍게 가볍게 생각하라는데, 전 그게 안돼요. 억지로 만났다가, 상대방에게 상처가 가거나 하게 되면 어떡해요. 사실, 실제로 이 철벽녀 기질 때문에 억지로 애프터에 나갔다가 표정 못 숨기고 앉아 있던 적도 있어요. 제 이런 모습 문제인 걸까요? 어떻게 하면 이런 제 모습을 고쳐볼 수 있을까요?

 

 


A. 상처 받을 각오하고 뛰어드세요

 

친밀한 관계를 맺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상대에게 상처를 주면 어떻게 하느냐고 겁먹은 듯 말하지만, 그 마음을 잘 들여다보면 결국 자신이‘상처받기 싫다’는 걸 돌려 말한 것이죠. 그럼에도 외로움도 많이 타고 사랑받고 사랑하고 싶은 욕구도 클 겁니다. 그러니 사람들과 잘 어울리겠죠. 거리 조절이 잘되는 관계에서는 성격도 좋고, 대화도 잘 통하고 꽤 좋은 친구로 정평 나있을 테고요.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자기만의 방법도 터득해서 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겠지요. 하지만 상대가 거리를 좁혀 들어온다 생각하면 그에게 미처 보여주지 못한 나의 모습을 보게 되어 나를 싫어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과 섣부르게 다가섰다가 좋았던 관계가 엉망으로 끝나버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들겠죠.

 

어쩌면 ‘보통의 남자들은 나란 여자의 진짜 모습을 이해해주지 못할 거야’라고 내심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친구들이 질문자를 보면서 답답해하거나 걱정하는 것은 연애란 해보면서 점점 마음을 조절하는 기술이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해보지 않고 움츠려 있으면 겁만 늘어나죠. 가랑비에 옷 젖는 듯 한 그런 연애는 실재하기 어렵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질문자는 친구처럼 지내다 나의 여러 면들을 자연스럽게 엿보고 그걸 이해하고 오롯하게 받아들여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찾는 것일 테지만 남자 입장에서는 ‘조금씩 천천히 알아간다?’이게 대체 뭐하자는건지 모를 방식일 겁니다. 친구로 머물러 있던 이성 친구들 역시 친구라는 거리를 유지하고 싶기 때문에 그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지요.


친구로 지내다 충동적으로 밤을 보낼 기회 같은 것 들이 생길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과 관계 전환이 극적으로 될까요? 그들이 질문자를 잘 이해하고 있고 수용해줄 폭이 넓은 사람이 되어줄까요? 그건 결코 모를 일이랍니다. 사랑하니까 모든 것을 이해받고 싶다는 생각은 어떤 면에서는 부질없기도 해요. 그런 사람을 찾기 위한 과정이 연애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내 생각을 유연하게 만드는 과정이 연애이기도 합니다.

 

나의 전부를 다 알아야 사랑이 가능한 건 아니라는 것. 내 모든 것을 다 보여줘야 진짜 사랑은 아니라는 것. 그 경계의 높낮이를 조절하게 되는 건 연애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질문자는 아마도 꽤나 진중한 사람이겠죠. 마음이 가볍게 움직이는 사람도 아닐테고요. 쉽게 연애하는게 체질적으로 맞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모든 관계는 생채기를 내기 마련이다 생각하고 그냥 뛰어 들어가보세요. 내가 상처를 주든 받든 해보지 않곤 모르는 일이잖아요. 질문자가 다치면 진심을 다해 도닥거려줄 친구들도 많을 겁니다. 자신을 고쳐보고 싶다면 연애, 연애를 하세요. 세 번쯤 진하게 연애에 빠져들어 보세요.

 

 

 

 

2013-04-24 | 태그 648호, First-sex

 

 

 

 

 

 

 

 

 

 

 

 

Q. 이상한 자세 요구하는 남친

 

첫 섹스 힘들기만 해요. 얼마 전 남친과 첫 경험을 했어요. 그런데 이놈이 전세계 야동을 섭렵하기라도 한 건지 가지각색 자세를 해보고 싶다는 거 아니겠어요? 덕분에 제 퍼스트 섹스는 완전히 산산조각. 힘들고 아파서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데 남친은 기대하는 눈치라, 그래도 해야할 것 같은 압박으로 다가와서 요즘 참 심란합니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A. 의사를 정확히 표현하세요


또래 친구들에게 자신의 성적 매력을 자랑하려고 과시욕으로 포장된 섹스담(談)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여자들은 안타깝게도 첫 번째 섹스를 회상하면서“마음과 몸이 충족될 만큼 행복했다”라고 말하지 않더군요. 첫 섹스가 엉망이 된 가장 큰 이유라면 남성 위주로 흘러가기 때문이겠죠.

 

첫 섹스에 대한 두려움과 고민해야 할 것이 많은 쪽은 아무래도 여성이다보니 어떻게 해서든 그 상황을 유예시킵니다. 남자는 온갖 회유와 압박으로 끈질기게 섹스를 제안합니다. 그렇다보니 그가 하자는 대로 마지못해 첫 섹스를 하는 것이 미덕인 양 통용됩니다.

 

질문자의 남자친구는 유경험자인지 어떤지 이 질문으로 파악되지 않지만 나이 차는 크게 나지 않는 20대 초반의 커플로 추정되는군요. 남자 혼자 의욕만 앞서고 질문자에 대한 배려도 느껴지지 않는데, 이런 섹스에서 만족감을 느낄 여자는 없다고 봅니다. 이렇게 첫 섹스에 대한 기억을 망치면 여자는 더욱 더 섹스를 꺼리게 되는 건 당연합니다. 그 사실을 남자들도 알아야 할 텐데, 그들 스스로 자신의 섹스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걸 전혀 눈치 채지 못하죠.

 

그러므로 여성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섹스에 대해서 여성 스스로도 무지 하고 자신의 욕구에 대해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보니 자기 의지가 아닌 상대의 의지에 자기 몸을 내맡긴 셈이 됩니다. 그렇다면 더더욱 만족감을 얻기란 쉽지 않죠. 첫 섹스에 있어서 현란함 따위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순간 여자가 바라는 것은 합일되는 순간 넘칠 만큼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죠.

 

깍지 낀 손에서 느껴지는 그의 진실한 마음과 두려움을 감싸 안아주는 따뜻한 가슴과 나를 사랑스럽게 바라봐주는 정겨운 눈동자와 첫 섹스의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의 미간에 다정하게 키스해주는 입술 같은 사소한 움직임이라는 걸 남자들이 잘 모르는 것도 문제죠. 그런 심리적인 문제를 떠나서 서로의 몸이 익숙하지 않은 첫 섹스에서 실망감을 느끼는 건 당연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섹스를 거부만 한다고 해서 나아지는 건 없습니다. 질문자에게도 섹스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존재한다면 자신이 바라는 섹스가 무엇인지 남자친구에게 정확하게 전달해보세요. 섹스 자체도 낯설고 몸이 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데 익숙해질 때까지는 당분간 요란한 체위 말고 평범한 섹스를 하자고 말입니다.

 

그렇게 말했는데도 자기가 원하는 방식만 고수하면서 질문자를 배려해주지 않는다면 더 이상 다음 번 섹스 때문에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때는 단호하게 No Sex를 외치도록 해요. 그것은 질문자의 권리입니다.

 

 

 

2013-04-17 | 태그 647호, First-sex

 

 

 

 

 

 

 

 

 

 

Q. 통금이 있다니 마음이 식습니다


연애가 너무 하고 싶은 남자 복학생입니다. 이리저리 소개팅도 많이 하고, 어디 괜찮은 사람 없나 유심히 살피던 중에 한 여학생을 만났어요. 매력적인 데다가 성격도 좋더라고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떤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 여학생의 통금 시간이 엄청 이르다는. 근데 사실 저는 스킨십 없는 연애를 상상할 수가 없어요. 스킨십이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사실 섹스겠죠. 통금 이야기를 듣는 순간 불같던 제 마음이 사그라지는 걸 느꼈어요. 물론 마음이 중요하다는 건 알고 있는데, 제가 너무 이상한 건가요?

 

 


A. 그런 마음가짐이라면 우선 멈추세요


이런 질문을 한 목적은 아마도 제게서 “이상하지 않아요. 괜찮아요. 당연히 그럴 수 있어요.”와 같은 말을 듣기 위함이겠죠? 그런데 어쩌죠? 너무너무라는 말을 지나치게 해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 이상해요. 물론 상황은 충분히 이해됩니다. 대학 시절에 괜히“복학생 오빠들을 조심해라!”라는 말이 캠퍼스에 도는 게 아니었으니까요. 억눌린 욕정이란 한 순간에 사람을 멍청하게 만들곤 합니다.


이건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드럼도 친 격이네요. 우선 심호흡을 해봐요. 그렇게 급한가요? 통금이라는 그 여자가 지켜야 하는 규율 때문에 마음이 식어 버렸다면 그녀를 위해서라도 관심을 확실히 꺼주세요. 질문을 몇 번이나 다시 읽어보았지만 허기진 걸로밖에 안 느껴집니다. 상황 판단을 뇌가 아닌 페니스로 한 것 같아요.

 

어렵게 고민을 털어놓았는데 이런 답변이라니 잔혹하다고 생각하나요? 군대도 다녀온 성인 남자이자 대학생의 고민이라고 이런 질문을 받는 저의 기분같은 것도 고려해 보세요. 제가 질문자님의 사랑을 모욕한 건가요? 통금 때문에 사그라질 마음의 정체는 우선 사랑이라고 이름 붙이기에도 민망하죠. 그래서 스킨십이라곤 했지만 섹스가 가능한 연애가 하고 싶다고 말한 것이겠죠? 그렇다면 통금과 섹스가 대체 무슨 상관이죠? 섹스가 어두운 밤에만 은밀하게 이뤄지는 일인가요? 달콤달달한 말의 꾐에 넘어가 그녀가 통금을 어기고 질문자와 밤을 보내면 당연히 섹스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요? 질문 어디에도 그녀의 마음은 안중에도 없는데, 과연 그런 남자와 섹스를 결심할 여자가 있을까요?

 

대한민국에 야간통행금지가 법으로 규정되어 있던 시절의 젊은이들은 모두 섹스리스 상태였을까요? 질문자가 그녀에게 섹스를 하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거나, 섹스를 해도 괜찮을 안전한 남자라는 신뢰감을 준다면야 통금시간 전이라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겠죠. 통금으로 질문자 같은 남자를 걸러낼 수 있다면야 여성들에겐 자신을 지킬 아주 훌륭한 전략이겠군요. 그녀에게 관심을 끄고 자신의 마음부터 다스려보세요. 성급한 섹스로 괜한 여자에게 상처 입히지 말고요.

 

질문자 같은 남자들이 연애를 스킨십의 욕망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여자친구라면 섹스에 응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처럼 생각을 하죠. 밤을 함께 보내며 밀어붙이면 할 수 있는 게 섹스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이번 참에 그 마음을 고쳐 먹도록 해요. 치근덕거리는 경계 대상 1호 복학생 오빠가 되기 전에 평정심부터 찾길 바랄게요.

 

 

 

2013-04-10 | 태그 646호, First-sex

 

 

 

 

 

 

 

 

Q. 애인 있는 남자의 대쉬가 잦아요

 

저는 맘에 드는 남자가 있어도 여자친구가 있다고 하면 남자로 안 봐요. 애인 있는 남자 빼앗을 능력도 배짱도 없을뿐더러, 저도 여잔데 내 애인이 바람 피운다고 생각하면 싫으니까요. 그래도 이성에게 끌리는 이유가 절반쯤은 인간적인 매력이기 때문에 친구관계는 유지하는 편인데, 말도 안 되게 상대가 저랑 자려고 한 적이 몇 번 있어요.우연이 겹친 걸 수 도 있지만, 제가 바람 피우고 싶게 생긴 걸까요? 쉬워 보이는 걸까요? 전 남자친구들과 허물없이 술도 잘 먹고 연애 고민도 얘기하고 섹스 얘기도 하게 되면 하기도 하는데, 그래서 그런 걸까요?  제가 자고 나서도 징징대거나 질척거리지 않고 쿨하게 다시 볼 수 있는 친구로 보이나 봐요. 실제로 섹스 그 자체에보수적인 편은 아니지만, 정식으로 대시하는 것도 아니고 애인 있는 남자들이 자꾸 그러니까 무척 심란해요. 여자로서 어떻게 처신하는 게 맞는 거예요?

 

 

 


A. 비난의 화살표는 남자에게 돌리세요.

 

이런 상황이 불쾌하고 심란한 것은 당연합니다. 아무리 ‘섹스’에 대해서 말하는 것에 대해 거리낌이 없고 보수적이지 않은 여자라고 해서 ‘아무나’와 자길바라는 게 아니니까요. 저 역시 여전히 이런 경험이 반복되는 상태라 욱하게 되는군요. 가끔 남자가 되어 보고 싶어요. 술자리에서 섹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될 때 도대체 어떻게 자극을 받는 건지 그들의 뇌와 몸의 변화를 경험해보고 싶다고나 할까요.

 

어릴 때는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건가 싶어 질문자처럼 속상하기도 했죠. 남자들이그렇게 생겨먹은 탓인데 날 탓하며 보낸 시간이 이제 와 생각해보면 억울할 지경입니다.  나의 처신에 대해서 고민할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남자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섹스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여자라고 해서 수월하게 섹스할 기회가 올 것이라 판단하는 남자들이 어리석은 것이지 구더기가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근다는 말처럼 ‘나다움’을 조절할 필요는 없는 거죠.

 

보수적인 척하고 술자리도 싫어하고 통금을 지킨다고 해서 남자들이 나를 욕망하지 않을까요? 빈도와 정도의 차이일 뿐 ‘내가 성적 매력이 있는’ 여자인 사실 변함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나답지 않게, 전략적으로 그런 척해본 적도 있지만 처참히 실패한 경험으로 미루어 질문자님도 여성으로서의 매력이 넘쳐나는 부류일 거라 생각합니다. 은근한 동반 칭찬이 되었군요.)

 

이미 질문자님은 훌륭하게도 섹스에 대한 자기 기준이 확실하죠. 아무리 매력이 있어도 애인 있는 남자 와는 자지 않는다. 상대에게 정확하게 그 점을 인지 시켜주세요. 그런데도 우정적 친밀함을 빌미로 은근히 섹스를 제안하는 남자가 있다면 그 현장의 증거를 남겨놓도록 하세요. 이건 명명백백한 희롱이잖아요!

 

남녀 사이의 문제야 그 둘만 아는 것이라고 하죠.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남자가 섹스를 제안했다면 여자가 여지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치졸하게 판단하는 경우가 많죠. 그러나 질문자님이 확실히 거부 의사를 밝히는데도 치근덕거렸다면 힘을 발휘해야죠. 바람을 피우는 건 개인의 선택이죠. 그러나 원치 않는 상대에게 들이댄다면 망신을 당해봐야 몹쓸 버릇을 고치겠죠. 물론 극단적으로 폭로라는 방식을 선택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이런 선택에는 나도 감당해야 할 부분이 크거든요.

 

하지만 내 잘못도 아닌데 왜 내가 헤픈 여자는 아닐까 고민해야 하나요? 고민 방향의 화살표를 ‘내’가 아닌 정절을 지킬 줄 모르는 뻔뻔한 그들에게로 돌리세요. 이건 그들의 잘못입니다.

 

 

 

 

2013-04-07 | 태그 645호, First-sex

 

 

 

 

 

 

 

 

 

 

Q. 

남자친구에게

피임 말하기

조심스러워요

 

 

저는 스물두 살이고요. 드디어 남자친구와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함께 밤을 보내려고 하니 이것저것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더군요. 그런데 제가 따로 콘돔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걸까요? 남자친구에게 ‘콘돔은 챙겼어?’라고 물어보기도 부끄럽고 그렇다고 안 챙겨 왔을 때 제가 콘돔을 내밀어도 되는 건지, 경험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콘돔 때문에 오해를 받고 싶진 않거든요.

 

 

 

 

A.

섹스는

나를 안심시켜주는 남자와

하는 겁니다

 

 

드디어 생애 첫 섹스를 결심하셨군요. 남자친구를 좋아하니까 그런 마음을 품었겠지요. 그런데 감정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실패하지 않는 섹스를 하기 위해서는 ‘나를 안심시켜주는 남자’와 하는 게 좋아요. 지금은 질문자의 불안이 고스란히 느껴지는군요. 함께 밤을 보내기로 한 연인 사이에서 ‘콘돔은?’이라고 묻는 게 왜 문제가 되어야 하는 건가요?

 

콘돔이 음란한가요? 여행을 떠나기 전 두 사람은 어느 정도 육체적으로 서로를 탐닉한 시간을 가졌을 겁니다. 섹스를 결심할 만큼의 스킨십을 나누었겠죠. 그 순간 아무리 원초적 본능과 동물적 감각에만 충실했다하더라도 섹스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공유했어야죠. 피임 문제에 대해서 말하기가 껄끄러운 사이라면 아직 밤을 보내도 될 만큼 신뢰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거죠.

 

서로의 페르몬에 강력하게 이끌려 급작스럽게 관계를 가지게 되더라도 편의점이나 약국 앞에서 자기야, 무슨 향이 나는 콘돔이 좋아? 초박형으로살까?’ 이런 걸 귀엽게 물어볼 수 있는 그런 개념 있는 남자일 때 섹스를 하세요.

 

여행지에 가서 결정적인 순간에 ‘콘돔을 쓰면 잘 안느껴져서 싫다’고 주장할 이기적이고 무지한 남자를 만나고 있는 건 아닌지부터 파악하세요. 안전하지 않음에도 섹스하길 강요하는 남자친구에게 내키지 않지만 응하게 된다면 그 섹스가 과연 사랑하는 연인 사이의 것일까요?

 

그런 후에 깊은 내상을 입는 건 여자이고 불행까지 겹쳐진다면 임신이라는 결과까지 고스란히 껴안게되겠죠.(콘돔도 제대로 안 쓰는 남자가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책임감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할 거란 생각은 들지 않는군요) 결혼을 약속한 사이가 아니라면 그렇다 해도 출산 계획까지 세워둔 게 아니라면 피임에 대한 입장을 확실하게 밝혀야 합니다. 설령 그가 꼼수를 부리며 콘돔을 준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미리 준비해간 콘돔을 내밀며 피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고수해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아니 모르는 척해야 순수한 것처럼 보일까봐. 혹은 이런 건 남자들이 알아서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수동적인 태도로는 자기자신을 지켜낼 수 없답니다. 섹스가 공격과 방어의 개념은 아니지만 섹스의 결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임신 문제는 결코 스물두 살 여자가 혼자 감당하기에 어려운 문제입니다. 파우치에 콘돔 한두 개를 가지고 다니는 게 결코 흠이 될 순 없답니다. 그 의미를 곡해하는 남자들이야말로 멍청이인 거죠. 

 

섹스 그리고 그와 관련된 물품이나 용어들은 결코 부끄러운 것들이 아닙니다. 남자친구가 질문자를 사랑한다면 지금 가지고 있는 불안감을 해소해주기 위해 노력해야죠. 그것만 해결된다면 두 사람은 충분히 즐겁고 야한 밤을 보낼 수 있을 겁니다.

 

 

2013-03-24 | 태그 644호, First-sex

 

 

 

 

 

 


Q.

썸녀의 말 

해석이 

어려워요 

 

 

 

소개팅으로 만나 알고 지낸 지 한 달 정도 된 친구가 있습니다. 아직 사귀자는 말은 안 했지만 처음 만난 이후로 관심사도 비슷하고 대화도 잘 통해서 거의 매일 만났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그녀가 “난 서두르는 건 원치 않아. 천천히 관계가 발전되면 좋겠어”라고 말하더군요. 그녀에게 스킨십을 시도한 것도 아닌데 왜 제게 이런 말을 한 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요. 이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건가요? 혹시 그녀가 제게 별 관심도 없으면서 어장관리를 하 려는 건 아닐까요? 

 

 

 

 

 

A.

의외로 

답은 

단순할수도 

있어요 

 

 

 

관계를 공식적으로 규정짓지 않았다 하더라도 두 사람이 호감을 느끼고 있고 그게 서로에게 전달된 상태라고 여겨집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한 달을 꼬박매일 만날 수 있을까요? 한 달 동안 매일 만날 시간을 낸다는 건 꽤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입니다. 그녀가 도끼병 환자인가요? 철벽수비녀인가요? 그둘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그녀는 질문자에게 ‘자기사용설명서’를 명확하게 전달해준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그녀 역시 질문자와 잘 지내기 위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해준 거라고 생각해요. 이 얼마나 기특한일입니까? 어떤 여자는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해 함구하고 남자가 알아서 찾아내길 바라며 피곤하게 굴곤 합니다.

 

그녀가 관계의 속도에 대해 이 같은 발언을 한 까닭은 관계 맺음에 대한 두려움 혹은 변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반영된 것은 아닐까요? 여자에게 호감을 가지고 잘 해보려는 남자는 연애 초반에는 많은 노력을 쏟아 붓습니다. 친절하고 상냥하고 다정하죠. 관심의 대부분이 여자에게 집중되어 있습니다. 물론 남자의 삶이 여자에게만 국한될 순 없죠. 그렇다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집중도도 떨어지고 관심도 분산이 됩니다. 당연한 노릇일 테지만 여자 입장에서는 결코 달갑지 않은 모습이죠.

 

누구나 처음 만나는 몇 달 동안은 본래의 자기보다 더 나은 모습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질문자의 진솔한 면까지 찬찬히 들여다보고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싶은 게 아닐까요? 첫눈에 반해 성급하게 사람을 판단하고, 홀로 기대감을 키웠다가 훗날 실망했다며 ‘너 이런 사람인 줄 몰랐어!’라고 토라지는 유형의 사람보다는 현명하고 신중한 건 아닐까요? 질문자 역시 그녀를 지켜본다고 생각하면 편할 것 같아요. 그녀에게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자신을 보여주면서 말이죠.

 

그렇다 하더라도 이성 관계이므로 남자로서의 매력을 어필해야겠죠. 그녀가 천천히 다가오라고 했다고 소심해져서 스킨십을 할 기회를 어영부영 놓쳐선 안 되겠죠. 다만 의도적으로 그 기회를 노리면 어색해지기 짝이 없을 겁니다. 파란불이 깜빡이는 신호등 앞에서 머뭇거릴 때 그녀의 손을잡고 달려보는 것도 손을 잡는 자연스러운 방법 중 하나일 겁니다. 그녀가 먼저 어색해하며 손을 놓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걸어보는 걸로 두 사람의 스킨십이 시작될 수도 있겠죠. 

 

이런 식으로 남자로서의 매력을 보여주고 그녀가 바라는 대로 천천히 다가가준다면 남자로서의 배려심도 드러내는 것이라 그녀도 점점 질문자에게 빠져들지 않겠어요? 의혹을 품기보다는 진솔하게 다가가 보려는 마음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진실은 그녀에게 있겠죠. 그녀가 살아온 삶에 대해 조금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보세요.

 

 

 

 

2013-03-17 | 태그 643호, First-sex

 

 

 

 

 

 

 

Q. 

처음 하는 연애 

이별 

상상할 수 없어요

 

저와 남자친구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파밧하고 눈이 맞아 연애를 시작했어요. 캠퍼스 커플이다 보니 수강신청도 같이하고, 과제도 같이 하는 등 둘이 늘 붙어 다녀요. 선배나 동기들도 저희 둘의 연애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죠. 신입생 1호 커플인데다 둘 다 키가 작고 귀엽게 생긴 편이라 과내  ‘아담 커플’이라는 애칭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저는 이게 처음 하는 연애랍니다. 그렇다보니 남자친구랑 헤어지는 건 상상도 못 하겠어요. 게다가 잠깐 다른 일로 떨어져 있으며 버려진 강아지가 된 것처럼 불안하고 제 할 일을 할 수가 없어요. 이런 제가 유별난 것일까요?

 

 

A.

연애에 매진하되

다른 인간관계도

신경쓰시길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기 전까지는 학업에만 전념하면서 당연히 갖게 되는 이성에 대한 관심을 최대한 억누르며 살아왔을 겁니다. 그러면서 틈틈이 첫 연애에 대한 환상을 품어 왔을 테고요. ‘대학만 가면, 네가 하고 싶은 거 다 해라’라는 주문 속 드디어 첫 연애! 그것이 실현되었을 때 누군들 헤어지는 걸 생각이나 하겠어요.

 

하지만 분명 꼭 한 번은 이별을 겪게 될 겁니다. 그러다 두 사람이 다시 시작하게 된다 하더라도 헤어짐을 경험하는 날은 찾아옵니다. 혼자서는 도저히 상상도 못 하겠다고 말하지만 냉정하게 그때를 상상해봅시다. 헤어진 뒤 내 곁에는 누가 남아 있을까요? 속상한 마음에 이별주 한잔 같이 마셔줄 친구가 곁에 있을까요?

 

캠퍼스 커플, 특히 신입생이 학기 초에 연애에 매진 하다보면 놓치게 되는 게 연인 이외의 관계입니다. 연인에게만 집중되어 있는 마음을 최대한 분산시켜 동기들과도 어울리고 연인과 함께하지 않는 동아리 활동도 참여하면서 다른 사람과도 어울리려는 노력을 해보세요. 질문을 읽어보면 둘만의 친밀함을 다져나가며 연애의 달달함에 빠져 있는 것 같군요. 서로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미 동기나 선배에게 두 사람은 각각 개별적인 인격체로 인식되기보다 둘이 묶여져서 ‘아담 커플’로 불리는 자체도 그런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고요.

 

하지만 마음의 균형이 무너진 채 늘 그 사람과 같이 있고 싶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궁금하고, 그 사람이 부재한 상황에서는 무기력하기만 한 상태를 겪는 건 그다지 바람직하다곤 할 수 없어요. 어떤 유형의 여성들은 연애를 할 때마다 이러한 문제를 겪곤 합니다. 이러한 ‘불안’ 자체를 사랑이라고 ‘착각’하기도 하죠. 둘의 관계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이런 마음은 짙어질 겁니다.

 

그를 내 곁에 붙잡아 두기위해 ‘섹스’라는 무기를 이용하게 되기도 하죠. 상대에게는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므로 관계를 주도하는 건 자신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덫이 될 날도 오게 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첫 연애이면서 공식적인 캠퍼스 커플로 지내던 수많은 커플들의 결별 사유 중 높은 퍼센티지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너 말고 다른 여자랑도 자보고 싶다’인 점을 고려한다면 말이죠.

 

저는 연애에 매진하는 시기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것 따위 보지 않고 연애라는 배타적인 관계에 푹 빠져서 허우적거리다보면 배우는 게 생기죠. 하지만 그런 때에도 ‘나’라는 존재가 중심에서 있어야 합니다. 우선 진짜 나를 찾기 위해서는 연애라는 관계에서 맡게 되는 역할에만 매진할 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나’에 대해 탐험해야겠죠. 지금이 바로 그런 시기가 아닐까요?

 

 

 

2013-03-08 | 태그 642호, First-sex

 

 

 

 

 

 

 

 

 

 

Q.새로운 만남에 흔들려요


스물한 살인 저는 현재 동갑내기 여자친구와 일 년째 연애 중입니다. 집은 서울이지만 경기도에 위치한 대학에 다니고 있어 학기 중에는 학교 근처에서지내고 주말을 이용해 서울에서 데이트를 하며 지냈습니다. 그동안은 잘 버틴 것 같은데 학기가 다시 시작되면서 신입생도 들어오고 새로운 만남의 기회들이 생기다보니 순간의 유혹을 받게 됩니다. 어떻게든 통제하려고 애써보지만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게 아니라 자취를 하고 있어 마음을 다스리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둘 다 첫 연애인지라 여자친구에게 착한 남자친구가 되고 싶은데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자신의 진심부터 점검하세요


호기심 가득하고 혈기왕성한 이십대 초반의 남자가 일대일의 배타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아무래도 사랑보단 인내심인 것 같네요. 대학생이 되었다는 들뜬 마음으로 참가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서로가 운명인 양 이끌려서 사귀기 시작했던 수많은 캠퍼스 커플들이 장기간 연애 끝에 헤어질 때 즈음 밝히는 솔직한 속마음 중 하나는 ‘너 말고 다른 사람이랑도 자보고 싶다’였죠. 그런 걸 감안한다면 한 사람과 사계절을 보낸 질문자의 고민은 유별난 것도 아니지요.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지 언급하지 않았지만 신입생 중에서 눈에 들어오는 친구가 있을 테고, 그 친구 역시 질문자에게 호감을 보이며 함께 보내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겠지요? 학기 초라 술자리도 잦을 테고 분위기와 술에 취해 서로가 서로에게 자극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여자친구가 있기에 섣불리 행동하지 못하고, 이런 상황이 한순간의 흔들림일 거라고 결론을 내린 거겠죠.

 

이럴 때일수록 자기 마음을 잘 들여다볼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착한’ 남자로 남고 싶어서 다른 여자가 눈에 들어오는데도 책임감으로 기존 관계를 끌고 나가려는 것인지, 여자친구를 여전히 진심으로 좋아하고 장기적으로 관계를 발전시켜나가고 싶은데 조금 흔들리는 것인지 생각해보세요.

 

첫 연애라는 점 때문에 상대에게 상처 주기 싫어서,나쁜 역할을 맡기 싫어서 새로운 사랑의 기회를 단순히 유혹이라고 치부하려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네요. 신의를 지키겠다는 굳은 의지가 있다면 유혹에 빠질 만한 상황에 애초에 자신을 밀어 넣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여전히 여자친구에게 집중하고있다면 다른 여자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테죠.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마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난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닐까요?

 

헤픈 마음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해요. 사랑에 빠지고 새로운 누군가가 좋아진다는 것은 타인의 장점을 잘 발견하고 아껴줄 수 있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태도라고 생각해요.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전 관계를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겠죠. 연애를 했으니 이별도 경험을 해야겠죠?

 

마음이 움직이고 있는데 헤어져서 혼자가 된다는 사실이 두렵다거나, 내가 먼저 헤어지자는 말을 해서 욕먹는 게 싫다거나, 여자친구가 없는 상황에서 섹스에 대한 욕구를 해결하지 못할까봐 비겁하게 관계를 유지시키면서 상대가 먼저 이별을 고해주길 바라며 소홀하게 대하는 태도야 말로 유아적이고 나쁜 행동입니다.

 

사람들은 이별 자체보다는 이별하는 방식 때문에 상처받습니다. 여자친구에게 착한 남자가 아닌 좋은 사람이 되어주세요. 마음이 확실해진다면 질문자 역시 새롭게 관계를 맺게 될 사람에게도 떳떳할 수 있을 테고, 여자친구 역시 이별을 납득하기 쉬울 거라 생각합니다.

 

 

 

 

2013-03-03 | 태그 641호, First-sex

 

 

 

 

 

 

 

대학내일의 First Sex라는 코너를 맡아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First sex’는 독자 여러분의 사연을 받습니다.

연애와 섹스 관련 궁금증이 있다면 담당 기자의 메일(moon@naeil.com)로 연락주세요

 

 

 

 

 

 

 

 

Q : 사귄 지 일 년된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50일 정도 됐을 때 처음 성관계를 가졌습니다. 요즘은 거의 매일 섹스를 하는 편입니다. 저희는 좀 더 섹스를 즐기기 위해 체위나 장소에 대해 평소 이야기도 많이 나눕니다. 그런데 저에게 고민이 있습니다. 삽입섹스를 했을 때 한 번도 오르가즘이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남자친구가 민망해하지 않도록 좋을 척 해줄 뿐입니다. 반면 손으로 애무할 때는 오르가즘을 느낍니다. 남자들은 보통 삽입섹스를 할 때 여자들이 오르가즘을 더 느낀다고 생각을 하는데 전 아니거든요. 왜 저는 삽입 섹스로는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할까요?  - 예술대 S양

 

 

 

A : 섹스에 있어서 남자들이 가장 크게 착각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페니스를 삽입하는 것으로 여자에게 오르가슴에 선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삽입섹스로 오르가슴을 느끼는 여자는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통계가 나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S양처럼 남자친구가 민망하지 않게 느낀 ‘척’해주는 것에 안심하고 자신은 섹스를 잘한다고 자신만만 거만해져 있는 남자들이 많죠.

 

오르가슴은 섹스의 부가적인 즐거움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살이 닿아 체온이 전해지고, 안겨 있으면서 체취를 느끼고, 서로를 만져주는 것만으로 충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치 그것을 느끼지 못하면 안 되는 것인냥 사회적으로 조장된 분위기 때문에 자신이 하고 있는 섹스가 뭔가 부족하다 느끼고 불만을 품게 되지요.

 

오르가슴의 신화에 사로잡혀 그 분은 언제 오는 걸까? 고민하기 시작하면 섹스는 의무감이 될 뿐입니다. 오히려 섹스에 집중할 수 없어 그 분은 더 멀어져만 가지요. 위로가 될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섹스를 하기 시작한 지 8년차에 접어드는데도 아직까지 삽입으로는 오르가슴을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답니다. 그간 만난 남자들의 신체적, 성적 능력이 부족했던 것도 아닌데도 삽입만으로는 결코 OMG를 외칠 수 없더라구요.

 

주변 친구들의 오르가슴 경험담을 들으면 저 역시 S양처럼 나한테 뭔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불감증은 아닐까? 고민한 적이 있었죠. 하지만 불감증이라고 하기엔 섹스를 욕망하는 마음도 확실하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었죠. 게다가 손이나 혀로 클리토리스를 자극해줄 때는 분명히 평소에는 느낄 수 없는 폭발적인 기운이 내 몸 아래에서 끌어 올라왔죠.

 

불감증이라는 건 여자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하는 남자들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여자를 탓하는 단어는 아닐까요? S양은 현재 섹스를 탐험하는 중이지요. 매일 섹스를 하면서 얼마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나요? 나의 움직임과 신음소리를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그 반응을 살피고 그를 배려하느라 정작 자신의 쾌락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요?

 

섹스에 대해 억압적이고 이중적인 사회에서 자란 한국 여성들은 자신이 성적 욕망을 느끼고 쾌락을 추구한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것이 오르가슴을 방해하기도 하구요.

 

오르가슴은 자연적으로 주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남자가 이끌어주는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스스로 성적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욕망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할 때 내부에서 올라오는 쾌락을 느낄 수 있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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