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저는 23살이고 한 살 많은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지난주에 남자친구와 관계를 가졌습니다. 남자친구가 손으로 제 성기를 애무하는 걸로 마무리 했습니다. 뒷정리를 하고 있는데 이상한 냄새가 나더라구요. 알고 보니 남자친구 손에 묻은 액에서 나는 냄새더군요. 정말 역한 냄새였어요. 냄새가 심하면 질염일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병원에 갔더니 질염은 아닌 걸로 진단을 받았습니다. 남자친구가 냄새를 맡지 못한 건지, 알면서 참아주는 건지 부끄럽고 걱정이 됩니다. 친구들이 어쩔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안심을 시키지만 전 수치심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자과대 M양

 

 

A : 남성 커뮤니티에서 성에 관련된 글을 읽다보면 여성의 질 냄새에 대한 저속하고 불쾌한 농담들이 눈에 띌 때가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여성혐오를 표출하는 미숙하고 저열하기만 남자들은 참 가엾다는 생각을 합니다.


체취는 강력한 페르몬입니다. 나폴레옹도 괜히 조세핀에게 편지를 써서 자신이 갈 때까지 몸을 씻지 말라고 했을까요? M양은 새로운 경험 후 생소한 체취에 과민하게 반응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향수>의 그루누이처럼 아무런 체취가 없어 사람들에게 기묘함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을 겁니다. 냄새란 존재를 뜻하는 것입니다.


여성의 질벽 세포는 끊임없이 재생되기 때문에 질액 속에는 단백질이 풍부합니다. 그 단백질 속에 휘발성 지방산이 성적인 체취를 만들어낸답니다. 소위 남성이 여성을 매력적이다 판단하게 되는 것은 이 물질 때문입니다.

질벽에는 탄수화물인 글리코겐이 풍부합니다. 그것을 분해하는 것은 유산균인데 최종적으로 젖산과 아세트산이라는 산성 물질이 분비되어 질은 산성을 유지합니다. 그런 산성도 때문에 나쁜 균들을 방어할 수 있지요.


질 분비물이 젖산과 아세트산 만으로 이루어진 경우에는 중성적인 냄새가 나지만 앞서 말한 휘발성 지방산이 질 분비물에 섞이면 독특한 냄새가 납니다. 여성의 질 냄새를 두고 비릿하다거나 역하다는 표현을 하는데 사실 아주 값비싼 음식의 맛과 냄새가 여성의 질 분비물 냄새와 비슷하다고 하지요. 결국 여성의 질 냄새는 그 정도로 값어치가 있는 훌륭한 것이지 수치심을 느낄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성교 후에는 그 냄새가 진하게 느껴집니다. 두통을 유발하거나 역하다 싶을 정도로 불쾌할 때가 있죠. 질에 이물질이 들어갔으니 체내에서 반응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처음 섹스를 했거나 오랜만에 하게 되면 그런 냄새가 거슬릴 정도로 심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정기적으로 관계를 가지면 차차 몸도 익숙해지게 됩니다. 질염이라는 진단을 받은 게 아니라면 아마도 익숙하지 않은 냄새에 대한 거부 반응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다지 심각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만약 평소에도 지독한 냄새가 난다고 느껴진다면 병원에서도 진단을 받을 수 있었겠죠.


수치심을 느끼지 말아요! 냄새가 사라진다면 M양의 여성적 매력도 함께 사라지는 겁니다. 남자친구의 불쾌보다는 자신의 쾌락에 좀 더 집중해보세요.

 


 

 

 

 

 

불교 최초의 경전 숫파티파타에 만일 그대가 지혜롭고 성실하고 예의 바르고 현명한 동반자를 얻었다면 어떠한 난관도 극복하리니, 기쁜 마음으로 생각을 가다듬고 그와 함께 가라. 그러나 그런 동반자를 얻지 못했다면 마치 왕이 정복했던 나라를 버리고 가듯,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라는 구절이 나온다.

 

참 괜찮은 당신이라면 끄덕거리며 이 말의 의미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조금만 솔직하게 들여다본다면 어떤 연애의 시작은 사랑이라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보다는 외로움을 피하기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고독은 누군가 함께 있는 다하여 그 고통이 줄어들지 않는 습성이 있다. 오히려 철저하게 혼자임을 깨닫게 만들어주는 것이 연애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 하고, 연애라는 것을 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나 같은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고민한다.

 

연애를 하고 싶다면 혼자인 걸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당신의 정신적 독립성을 추구하라는 말이기도 하지만 실질적 행동에서도 그것이 드러나야 한다. 이를테면 무리 짓지 않고 단독 생활을 하는 표범과 같은 삶을 머릿속에 그리는 것이다.

 

연애를 하지 않고 있는 많은 여자들이 자신들의 시간을 소비하기 위해 마음 맞는 친구들과 몰려다닌다. 주말 아침부터 바지런을 떨며 지금 가장 핫하다는 브런치 카페에 우르르 몰려다니고 예쁜 사진을 찍고 수다를 떨며 공감을 하고 만족감을 느낀다. 그런 당신을 보고 누군가 설령 반했다 한들 용기를 내서 여자들 무리에 들어와 당신을 쟁취해갈 남자는 없다. 그들도 연약하고 상처받고 부스러지기 쉬운 쿠쿠다스 멘탈을 가진 이들이 많다. 당신이 오해하는 것처럼 굳건하고 용감하고 생각해선 안 된다. 게다가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차지하는 게 아니라, 미인이 용기 있는 자를 만드는 것인데 낯선 여자들이 바글바글한 곳은 그들에겐 페르시아 대군보다 위협적일 것이다. 300의 용사가 아닌 이상 그렇게 무모해질 수는 없는 것이다.

 

혼자이기 때문에 주눅들 필요가 없다. 당신의 친절한 미소과 우아한 행동들은 어디에서든 누군가에게 호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난 나 자신에게만 몰두하고 있어. 난 세계와 나를 차단할 거야!’ 같은 포스를 풍기며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크게 틀어 혼자인 자신을 방어하기 보다는 주변을 살펴볼 줄도 알고 눈이 마주친 누군가에게는 살며시 미소 지을 줄 아는 부드러운 모습을 가지고 열린 태도를 보이는 것이야 말고 남자들로 하여금 용기를 낼 수 있게 만드는 행동인 것이다.

 

극장에 혼자 영화를 보러가서도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 상영관이 적은 예술영화를 보러가서 오순도순하게 모인 사람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어떤 일이 어떻게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다. 바에 앉아 혼자 맥주를 마시다가도 자연스럽게 당신처럼 혼자 온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그런 일이 당신에게 생긴 적이 없다면 당신이 얼마나 방어적인 사람인지를 먼저 생각해보라.

 

연애를 하며 사랑에 빠지고 싶다면, 지금 내가 혼자인 상태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외로움의 소리를 다른 행동들로 차단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런 내게 당당해지면 된다. 참 괜찮은 당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둘이서라면 천하무적이라도 된 것 마냥 주변에 민폐를 끼치며 커플 행각을 벌이는 사악한 커플들을 보며

참다못해 "그렇게 둘이 죽고 못사는 거 얼마나 가겠냐?" 저주의 말을 쏟아내고 마는 당신이라도

누군가 무례한 짓을 했을 때 무.조.건 내 편이 되어 싸워줄 짝이 있었으면 좋겠다 바라마지 않을 것이다. 

 

출퇴근 만원 버스 지하철 안에서 사람 살이 닿는 것만으로도 불쾌지수가 상승하는 그런 습하고 끈적한 여름날이라도

연인이 있다면 1cm도 떨어지지 않고 몸을 붙이고 알콩달콩거릴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연애를 안하든 못하든, '연애'라는 행위가 주는 두근두근 말랑말랑한 기분을 모를 리 없는 당신이기에 

나도 연애하고 싶다! 라는 생각은 가슴 한 구석에 품고 있을 것이다.

 

 

연애하고 싶어.

나 소개팅 시켜줘.

 

이런 말들을 달고 살며 연애에 대한 욕망을 수시로 드러내고 있는 당신이라 하더라도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결코 연애를 할 수 없다.

연애란 입으로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주말엔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요즘 뜨고 있다는 핫플레이스를 방문하고,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는 문화생활을 하며 

"나는 즐겁고 괜찮게 잘 지내고 있다" 스스로를 위안할 수 있겠지만

어딘가 모르게 불만족스럽고 불안하고 신경질이 나려고 한다면

당신에게 필요한 건 연애. 도파민이 필요하다는 신호이다.

 

 

 

 

 

 

 

연애를 하기 위해선 철저하게 외로울 시간이 필요하다.

일단 여자 친구들과의 교류를 끊어라.

매몰차고 냉정하게 모른 척 하라는 것이 아니라

여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심심할 틈이 없이 서로가 서로에게 상부상조해주는 그런 관계를 끊어내라는 것이다.

여자들끼리 우르르 모여다니며 남자가 접근해주길 바라는 것은 정말이지 어리석은 생각이다.

 

 

규칙적인 생활을 해라.

사랑이란 첫 눈에 반해 빠져드는 것이라고 하지만

길거리에서 한 번 보고 지나치는 여자마다 사랑에 빠지고마는 멍청한 남자를 만나고 싶은 건 아닐 것이다.

연애의 시작에는 밀감이 필요하다.

남자를 용기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완벽하게 낯선 여자가 아니라 자주 눈에 띄던 여자가 되어야 한다.

출퇴근 하는 버스, 지하철에서 마음에 드는 여자를 본 적이 있다고 말하는 남성들이 많은 만큼

같은 시간대에 자주 보이는 사람과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이다.

운동을 하러 나갈 때에도, 밥을 먹으러 갈 때에도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나는 괜찮은 여자인데 아직 혼자예요'라는 분위기를 내준다면 언제 어디서든 누군가를 만날 가능성에 생긴다는 것이다.

 

 

호감이 있는 상대에게는 미소를 보여주어라.

당신도 규칙적인 생활을 하다보면 우연찮게 종종 마주치게 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그 중에는 호감가는 인상을 가진, 어딘가 궁금해지는 그런 남자가 있을 것이다.

- 주변을 주의깊게 관찰하는 습관도 함께 기르자

그런 남자와 눈에 마주쳤을 때 과하지 않게 그리고 충분히 호감을 전달할 수 있는 미소를 보이는 것은 역시 남자를 용기있게 만들어준다.

친절하고 좋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서 아무에게나 착하고 상냥하게 구는 건 쓸모없는 짓이다.

소득을 낚아올릴 수 있는 사람에게만 보여주는 환한 미소.

자, 손거울을 꺼내들고 자신을 돋이게 만들어주는 미소를 연습해보자.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은 채

연애는 하고 싶으나 잘 되지 않는 그런 상황의 연속 속에서

시무룩하고 투덜거리는 표정을 짓는 여자를 보며 접근할 남자는 없다.

 

삐쭉거리며 날카롭고 히스테릭한 마음은 잘 진정시키고

긍정적이고 발랄하고 상냥한 태도를 가진 괜찮은 사람이 되어

열린 마음으로 주변을 살핀다면

우주는 분명 당신에게 힘을 빌려줄 것이다.

 

 

 

 

 

 

 

 

Q : 전 22살의 천연기념물 여대생입니다. 키스조차 해본 적이 없어요. 남자친구를 사귀어 본 적은 있으나 오래간 적은 없습니다. 키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남자도 없었고요. 저는 남과 키스를 통해 혀를 맞댄다는 것 자체가 더럽게 느껴집니다. 정확히 말하면 저에게는 성적인 것 자체가 혐오스럽고 징그럽습니다. 제가 어린 나이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고 이젠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처음으로 야동 보기를 시도해봤지만 역겹게만 느껴지더군요. 현재 연상의 남자와 교제를 시작한지 한 달 정도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고민입니다. 어려서부터 성교육도, 남자친구와의 교제도 있었던 제가 왜 이러는 걸까요? 저도 스킨십이 좋아질 수 있을까요?
 -경영대 B양

 

 

 

A : 이십대 초반 대부분 여성은 B양처럼 섹스를 생각하면 뭔가 두렵고 내가 할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성을 쉬쉬하고 성에 눈 뜨는 것을 나쁜 것인 냥 생각하는 잘못된 성 문화나 교육 때문이겠지요. 성행위라고 접하는 자료 역시 남성을 만족시키기 위해 제작된 야동이다 보니 덜컥 겁먹게 되고 혐오스럽다는 생각하게 되죠. 

스킨십이 싫다고 느낀 것도 B양이 원하지 않는데도 사귀는 남자 쪽에서 성급하게 서두르며 B양의 몸을 탐하려고 징징거린 탓에 거부감이 더 커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자들은 나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내 몸을 원해서 사랑한다고 말하는 게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마음에서 일어나고, 연애하는 사이에서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도 않는 섹스에 목숨을 거는 남자들이 싫다는 생각에 스킨십도 덩달아 싫어진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또래 친구들은 한둘씩 경험을 하기 시작하고 B양도 나이가 한 살 한 살 들어가면서 등을 떠밀리는 기분에 이런 고민을 하게 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첫 섹스를 해야 할 나이 같은 것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그 동안 사귄 남자들은 B양이 섹스를 결심하게 만들 정도로 B양이 가진 긴장감을 풀어주고 안심시켜주지 못한 겁니다. B양 스스로 섹스를 하고 싶다는 확고한 욕구가 생기지 않는다면 버티고 견뎌내는 게 맞습니다. ‘첫 섹스’는 절대 성급하게 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그리고 섹스를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면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세요. B양 스스로  어떤 섹스를 하고 싶은지 분명하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 동시에 내가 섹스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 분명해야 선택지가 눈앞에 펼쳐졌을 때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준은 경험과 연륜 그리고 욕구에 따라 변할 수 있지만, 현재 자신의 상황에 맞는 자신만의 기준을 갖는 것은 필요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좋아하는 사람과 내가 원할 때, 원하는 장소에서’였습니다. 세 가지 기준이 모두 만족될 때는 섹스를 해도 좋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단순해 보이는 이 기준도 생각보다 충족되기는 쉽지 않았지요. 하지만 자신만의 명확한 선을 정해놓으면 원치 않는 상황에 휘말렸을 때 브레이크를 걸 수 있답니다. B양도 자신의 기준을 세우면 막연하게 섹스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스킨십도 즐길 수 있을 겁니다.

 

 


Q : 스킨십 진도, 종점을 찍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여자친구는 21살이고 교제한 지 300일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스킨십의 최고점인 성관계까지는 아직 당도하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갖고 싶은 게 아닙니다. 결혼까지 생각하는 여자이기에 더 깊은 관계를 갖고 싶다는 마음에서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그녀가 나와의 관계가 오래갈거라 생각지 않는건지, 그래서 더 깊은 스킨십을 꺼리는지 걱정스럽습니다.     -기계공학부 K군

 

 

A : 수많은 남학생들이 K군과 같은 고민을 하면서 괴로워하고 있겠지요? 우선 21살 여자친구에게 섹스란 두려운 일이랍니다. 호기심은 충만해 시청각 자료를 통한 간접 경험이 있더라도 그게 왜 좋은지 마음에 와 닿지 않을 겁니다.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는 섹스란 나쁜 일을 저지르는 것 같겠죠. 남자친구는 이런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진도를 뺄 생각만 가득합니다. 마음은 심란해집니다. 딜레마에 빠진 상태에서 여자도 생각합니다. 섹스를 하는 게 나에게 어떤 이득이 있는가? 손해가 아닐까? 계산기를 두드리게 됩니다. 연애나 사랑이 헌신으로만 이뤄진 건 아니죠.


24살 K군. 여자친구와 결혼을 생각한다고 했죠? 결혼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의 격차는 아주 크답니다. 결혼이라는 말로 K군이 가진 책임감을 드러내고 싶었겠지만 그런 말은 허황되고 무책임하게 들리죠. 결혼이란 말로 여자를 안심시키고 현혹할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하지 말아요. 섹스하려고 덤벼들면서 “사랑해”라는 말을 쏟아내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입니다. 차라리 속물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섹스에 대한 보답을 약속하세요. 남자가 여자에게 괜히 선물공세를 펼치는 게 아니랍니다. 호의를 베풀어 상대에게 빚을 진 느낌을 갖게 만들어 설득하는 거죠. 물론 그런 심리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여자들도 있을 테니 조심해야 할 겁니다.


자, 이제 K군도 저울질을 해봅시다. 지켜줘야겠다면 결혼할 때까지 참으세요. 단순합니다. 할 수 있겠어요? 그런데 솔직히 그건 싫죠? 연애를 하는 지금 이 상황에서 여자친구와 섹스를 하고 싶은 거잖아요? 두 사람이 결혼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구요. 그렇다면 여자친구에게 강력하게 요구하세요. 섹스를 요구할 때에는 어떤 안전한 장소에서 섹스를 할 예정이며, 콘돔도 준비하고 피임을 철저히 하겠다는 약속도 해야겠죠. 그런 현실적인 계획 없이 캠퍼스의 으슥한 벤치에 앉아 은밀하게 스킨십을 나누다가 너랑 하고 싶다고 하면 어느 누가 ‘그래! 우리 하자!’라고 외쳐주겠어요? 그렇게 제안했음에도 거부 의사만 밝힌다면 K군도 선택을 해야 할 차례인거죠. 이 연애 관계에서 섹스를 하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다면 아무 문제가 없겠죠. 그러나 섹스가 없는 연애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관계를 종결시키는 게 두 사람을 위해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옳은 선택이겠죠.


덧붙여 섹스를 하는 게 종점일 거라는 생각은 참으로 위험하네요. 아마 그런 마음, 섹스만 하면 볼일 다 봤다고 생각하는 남자들의 사고방식 때문에 여자들은 더욱더 몸을 사리게 되는 겁니다. 섹스는 시작하는 순간, 대우주로의 탐험이 시작되는 겁니다.

 

 

 

 

 

 

당신은 지나간 연애를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이별의 이유는 제각각일지라도 궁국의 문제는 ‘나’라는 사실에 좌절했을지도 모른다.

 

당신의 어린 시절 부모와의 애착관계나 끝나버린 관계에서 얻게 된 깊은 상처가 트라우마로 남게 된 경우 등등 타고난 기질과 환경적 영향으로 지금의 당신이 만들어진 것이라면 바꾸기 힘든 오랜 습관처럼 “그게 나인 걸, 어쩔 수 없는 나인 걸 대체 어떻게 변화라는 거야?”라는 짜증스러운 생각이 밀려들지도 모른다.

 

 

 

연애를 하지 않으면 불행한 것 같고 끊임없이 누군가와 친밀한 관계가 되길 갈구한다. 상대에게 말하지 않더라도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관계임에도 앞서 많은 것들을 상상하고 바라고 기대한다.

 

둘 사이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를 자기중심적으로 왜곡하고, 상대방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나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피하려고만 하고, 자신이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표현하지 않았음에도 상대가 알아차려주길 바라고 그렇지 않으면 상처받고 세상이 끝나버린 것처럼 우울해한다.

 

당신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고 자신의 요구를 상대에게 전달하지 못하는 까닭은 거부  당하는 것이 두렵고 거절당하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까닭은 상대에게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자기 비하적인 감정으로까지 연결될지도 모른다. 

 

노골적이지 않더라도 상대의 옛 연인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예전의 관계를 통해 지금 자신의 관계를 가늠하려고 들고, 상대가 옛 연인에게 얼마만큼의 감정이 남았는지 확인하려 들지도 모른다. 당신은 지나칠 정도로 상대를 많이, 자주 생각하고 연애를 하는 자기 자신의 감정에 도취되어 상대에게 많은 시간과 관심을 기울였을 것이다. 당연히 자신에게 소홀해진 시간들은 사랑을 위해 희생했다는 고결한 생각을 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별을 하면 누구보다 상처를 받고 누구보다 이별을 납득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상처를 덜 받기 위해서 기대치에 못 미치는 관계를 먼저 정리해버린다 하더라도 더 오래 아프고 힘들어 하는 것은 당신일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배려가 넘치고 상냥한 당신이 연애만 하면 어딘가 모르게 이상해지는 스위치가 온으로 바뀐 것처럼 이런 증상들이 나타서 스스로도 괴롭다 여길지도 모른다.

 

보통은 이런 문제는 내 짝을 만나지 못해서라는 핑계를 대며 나를 이해해줄 사람을 만나면 다 해결될 거라는 대책 없는 희망을 품는다. 하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다. 이런 당신의 불안한 마음을 더 증폭시키는 상대를 만나 휘몰아치는 태풍 속으로 들어가 만신창이가 되고 만다.

 

물론 지난 글에서 주의해야 할 상대를 피한다면 당신이 원하는 친밀함과 안정감을 누릴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신의 타고난 ‘가망없는’ 기질이 스물스물 올라와 망가뜨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다시 관계 속으로 뛰어드는 게 이젠 싫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당신은 당신이 알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응시할 필요가 있다. 막연히 느끼던 자신의 문제, 상대에게 핑계를 댔던 당신의 문제를 바라보고 그것이 당신임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그게 나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일 때 그것을 고칠 방법도 생각나는 것이다.

 

연애란 자신의 가망없음을 재확인하는 잔인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연애를 하지 않고 살아갈 순 없다. 도망가지 말라. 당신의 그 가망없음을 긍정하라.

 

 

 

 

 

 

 

 

 

 

당신은 탐욕스러운 사람이 아니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 필요한 안정감과 친밀함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며 상대를 잘 보살펴줄 수 있고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이다.

 

다만 그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만한 상대가 아닌 잘못된 상대를 골랐기 때문에 당신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그 불안한 마음을 바로 잡고 상대가 내게 애정을 갖고 있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 본성에도 맞지 않는 교활한 항의 행동들(일부러 무관심하게 굴거나, 다른 상대로 질투심을 유발하거나, 거짓 이별을 통보하는 등)을 하면서 자괴감을 느꼈을 것이다.

 

당신이 누군가를 만나는 것은 행복해지기 위함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자신이 애정결핍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상대에게 감정적으로 많은 부분을 의존한다는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이상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런 당신의 욕망이 비정상적이기 때문에 관계가 유지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그것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지 않았기 때문에 관계가 끝이 난 것뿐이다.

 

 

 

 

 

 

지금부터 당신이 피해야할 사람의 몇 가지 유형을 제시할 것이다. 당신이 누군가 관계를 맺으면서 불안할 수밖에 없는 까닭은 함께 있어도 상대를 외롭게 만드는 그런 사람을 만났기 때문이다. 당신이 잘못된 상대를 만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먼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들은 둘 사이의 관계를 명확하게 정의내리지 않는다. 연애를 시작하고 연인으로 관계가 규정되었을 때조차 자신이 얼마나 상대에게 헌신할 수 있는지, 상대에게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모호하게 말함으로써 당신을 애타게 만들고, 그의 확실한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어쩔 줄 모르고 만들 것이다.

 

그들은 당신에게 기대가 크다는 말로 당신의 감정을 무시한다. 당신이 이 관계에서 바라는 친밀함에 대해서 지나치게 의존적이라고 비난하며 자신에게 거는 기대감에 대해서 불편함을 호소한다. 당신이 이 관계에서 느끼는 불안함과 두려움을 무시하고, 그런 당신의 감정이 마치 비정상적이고 무리한 것을 요구하는 냥 당신을 탓할 것이다.

 

그들은 당신의 장점보다 단점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다. 그들은 당신을 위해서 하는 말인 것처럼 포장해서 당신의 단점을 지적할 것이다. 그러나 그대로의 당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소소하고 일상적인 것까지 이를테면 말하는 법, 옷 입는 스타일, 식습관처럼 타고난 것들에 대해 시시콜콜 불만을 터뜨리면서 당신이 마치 무가치한 사람처럼 여겨지는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을 것이다. 당신의 결점을 찾아내기 위해 혈안이 된 사람처럼 느껴질 때도 있을 것이다.

 

그들은 언제나 비밀스럽다. 자신의 일상에 대해서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으며 그것을 알고 싶어하는 당신을 마치 스토커처럼 취급하며 비난하기 일쑤일 것이다. 당신의 정당한 관심을 집착이라고 말하고 답답하게 여길 것이다. 일상을 공유하지 못하는 자신이 문제가 아니라 마치 당신이 쿨하지 못하고, 자신을 믿지 못해서 그런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들은 당신의 불만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당신이 둘의 관계에 대해서 불편한 화제를 꺼내려고 하면 다음에 하자는 식으로 대화를 미룰 것이다. 당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어보려고 하지 않고, 당신의 감정을 무시할 것이다. 당신이 속상해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당신의 감정보다는 사실 관계만 따져 자신의 입장을 설명한 뒤, 당신의 감정을 보살펴주거나 위로해주지 않을 것이다. 마치 당신이 지나치게 감정적인 것이고 당신의 감정은 무시해도 되는 것처럼 해동할 것이다.

 

그들은 신체적으로 애정을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단지 스킨십이 부족하고 표현이 서툴다는 측면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육체적인 관계에 있어서도 자신의 충동적인 욕구는 해소하려 들 것이다. 섹스는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섹스를 할 때에는 누구보다도 다정다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친밀감을 표현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진다. 같은 침대에서 자더라도 등을 돌리고 잠들고 함께 걸을 때도 손을 잡거나 나란히 걷기 보단 좀 더 앞서 걸으며 두 사람이 연인임에도 연인처럼 보이는 것을 강박적으로 피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것이다. 그런 부분들을 감지한 당신은 외롭고 서운한 감정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결코 현재 관계에 만족하지 않는다. 의외로 이상주의적인 면이 있어서 사랑을 숭고한 감정이라고 생각을 하고 지금 둘의 관계는 사랑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당신이 교제중이라 하더라도 운명의 반쪽이 나타나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혹은 당신은 과거의 망령과 싸워야 할지도 모른다. 그들은 언제나 '결코 자신이 이루지 못한 첫사랑'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그것을 이상화하며 그리워하고 있을 것이다 

 

 

 

당신을 감정지옥의 구렁텅이로 몰고 갈 상대를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위와 같은 행동들이 어떤 구체적인 행동으로 명확하게 표출되지는 않는다. 게다가 당신은 상대가 당신에게 보여준 애정의 증거에만 집착하여 이런 신호들을 애써 모른 척 무시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눈가림을 벗고 세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당신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당신의 헌신적인 사랑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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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와 관련된 상담메일을 받다보면 다양한 연애 문제 중에서도 하나의 부류로 묶여지는 유형이 있다.

그들은 우선 자신의 연인을 자신을 사랑해줄 유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와 헤어지면 새로운 사람을 좀처럼 만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연인에 대해서는 과대평가하고 그의 좋은 점만을 되새김질하면서 그는 근사한 사람이라는 최면을 스스로에게 걸고 있다. 그에 대한 불만이나 단점들을 그런 장점들로 덮어주면서 자신이 그를 헌신적으로 보살피면 관계가 잘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평소에도 그를 생각하고 염려하느라 다른 일에 집중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그와의 관계에서 불행함을 느껴도 그것이 문제라는 생각보다 일반적인 인연들도 그러할 것이라 위로하며 문제 상태를 해결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군가와 관계를 유지해 나가면서 ‘애가 타다’라는 말을 어울리는 유형. 그들은 상대의 감정 변화를 민감하게 느끼고 배려해줄 수 있는 예민하면서도 섬세한 마음을 가지고 있기에, 상대와 주고받는 문자 메시지만으로도 의미를 부여하고 많은 것을 해석해낸다. 평소 유지하고 있던 친밀감에 비해 상대가 자신에게 소홀하다는 느낌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어낼 줄 알고, 그런 반응을 견딜 수 없어하며 예전 같은 느낌을 받을 때까지 혼자서 동동거리다 충동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곤 한다.

 

전화를 받을 때까지 50번씩 전화를 해댄다거나, 문자에 답이 올 때까지 구구절절 문자를 보내고 집 앞에 찾아가 상대를 기다린다거나 하는 행위들, 혹은 ‘자존심’이 상한다고 생각하기에 꾹꾹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견디지만 그에게서 연락이 오거나 관계가 자신이 생각하는 안정궤도에 들어올 때까지 다른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그 관계만 생각하며 끙끙거리는 것이다.

 

연인 관계라 하더라도 서로 간의 일정거리를 잘 유지하는 것이 상대에게서 원하는 만큼의 애정을 충분히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그 부분에 대해서 솔직하게 상대에게 요구하기 보다는 잘못된 방식으로 신호를 보내 상대를 경악시키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다. 관계를 개선시키기 보다는 점점 악화되는 방법으로 반복될 뿐이다.

 

그들은 자신이 상대로 인해 애달팠던 것을 그 상대도 똑같이 느껴주길 바라면서 일부러 무관심한 척 하거나, 그가 전화를 한 번 안 받았다면 자신도 똑같이 되갚아주는 방법으로 자신의 서운함을 드러내려고 한다. 질투심을 유발하거나 헤어지자는 말로 자신이 매력적인 상대이며 관계를 끝낼 수 있는 힘이 있다고 과시하려고 들지만 그 모든 것은 자신과 상대를 속이는 일일 뿐이다. 그들에게 어설픈 연애지침서의 조언은 독이 될 뿐이다. 그들에게는 이런 밀고당기기는 스스로를 교활한 인간으로 만드는 일이 될 뿐이다.
 

 

 


이런 상태를 두고 그들은 사랑이라고 여긴다. 마치 사랑의 고난을 버텨내고 끝끝내 사랑을 쟁취하게 될 비련의 주인공처럼 가슴 저림과 슬픔과 분노를 ‘사랑’이라는 감정과 동일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 자신에게 감정의 롤러코스트를 느끼게 만들지 못하고 현명하고 솔직하고 바르게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에 대해서 재미가 없다, 매력이 없다며 자신을 괴로움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상대를 고르기 일쑤다.

 

그들은 단지 충만한 사랑을 받고 싶고 누구보다도 안정적인 관계를 원하고 있다. 그들은 단지 잘못된 상대를 고르더라도 상대의 장점을 발견하면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사람의 좋은 점을 더 많이 봐주고 예뻐해 주고 싶어 하는 다정함을 가진 사람들이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것이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이기적인 것이 될까봐, 그래서 사랑받지 못할까봐 걱정하는 마음을 가진 여리고 여린 사람들이다. 

 

당신도 그들처럼 몇 번의 진력나는 연애를 경험한 뒤 이제는 더 이상 불나방처럼 나를 소모하는 관계에 빠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며 금연애!를 선언한 채 마음을 닫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의 연애를 반성하는 것은 좋지만 연애를 포기하는 것을 옳지 않다. 변하고 싶고, 새로운 관계를 맺고 싶다면 나를 변화시키지 않은 채 바른 상대가 나를 구원해주길 바라는 것은 옳지 않다. 그렇다면 지나치게 사랑하는 당신을 위한 연애 방식은 무엇일까?

 

 

 

 

 

 

 

연인이라는 규정된 관계 속에서 섹스를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고 보편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서로 끌리고 호감을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급한 섹스가 관계를 망칠까봐 두려워 섹스를 유예시키는 건 자연스럽지 않다.

 

몇 번의 연애를 경험하면서, 어렵고 중요한 것 같으면서도 어쩌면 쉽고도 사소한 섹스에 대한 관념이 변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섹스는 친밀해지는 단계에서의 표현 중 하나이지, 섹스를 했다고 해서 그것이 상대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거나 관계를 규정지을 수 있는 증거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것이다.

 

연애를 하지 않고 있다고 해서 섹스도 하지 않는 상태라는 건 당신에게 어울리지 않은 일일 것이다.

그것은 시도를 하지 않거나, 기회가 찾아오지 않는 사람들이 도덕이나 정조 관념을 들먹이며 부러움에 가득찬 비난을 쏟아내는 것일 뿐, 당신에게 섹스는 사람을 알아나가는 방법 중에 하나 일지도 모른다. 

 

순간의 진실, 혹은 충실함은 동물적 욕구를 미화시키는 표현이겠지만

외로움에 굴복하여, 간질간질 달아오른 몸을 진정 시키기 위한 하룻밤이었다면 

당신은 현명하게 그 밤을 즐기고, 상처 받거나 주지 않고 잘 끝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람과 잘 지내보고 싶다'는 마음없이

'오늘 밤만 즐기면 된다'라는 식으로 쉽게 옷을 벗은 게 아니라면

몸이 먼저 친해진 뒤에도 마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사고를 가지고 있는 당신일 것이다.

 

 

 

 

 

나는 그런 당신을 지지한다.

첫 만남에서 섹스를 한다고 해서 그것이 소위 '원나잇스탠드'와 동일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몸에 솔직한 관계야말로 서로가 원하는 것에 대한 대화가 자연스러워지기 때문이다.

 

손으로 클리토리스를 자극해주는 것보다 혀로 핥아주는 걸 더 좋아한다거나

가슴이나 유두를 자극하는 것보다 오히려 등뼈를 쓸어줄 때 더 짜릿하다거나

삽입하고 난 뒤 피스톨 운동에만 몰입하지 말고 가슴도 만져달라거나

지루하고 심심하게 정상위만 하지 말고 다리를 들어 올려준다거나 하체를 살짝 어긋나게 한 채로 하고 싶다는 말을

사랑하는 남자의 자신감을 저하시키거나 자존심을 건드리게 되는 게 아닐까 싶어 함구하며

그다지 좋지도 않은 섹스를 하며 만족한 듯 연기를 하는 건 당신이 바라는 것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당신의 모험과 시도는

그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남자들에게는 가볍고 쉬운 여자로 비춰질지도 모른다.

단지 하룻밤을 위해 당신에게 달콤한 말을 쏟아내던 신뢰하기 힘들고 어리석은 남자들이 제법 많기 때문이다.

당신에게 그런 일들이 쌓이고 쌓여 남자를 불신하거나, 연애에 대한 거부 반응이 생겼을지도 모른다.

 

당신의 방법을 바꿔보라고 말하지 않겠다.

몸보다 마음부터 가까워지라는 말은 당신에게 올바른 조언이 아니다.

그것이 틀린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유롭고 매력적이고 참 괜찮은 당신에게

단지 몇 번의 잠자리만 원해서 당신에게 끌리는 남자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촉을 세우길 바란다.

불안정적이고 관계를 회피하려고 드는 사람들의 신호를 잘 읽어내길 바란다.

 

연애에 대한 불신은 당신의 선택이 만들어내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상대를 잘 고른 좋은 섹스는 좋은 관계로 이어질 수 있으며,

그것이야말로 참 괜찮은 당신에게 어울리는 연애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대한민국 사회는 연애라는 현상에 기이할 정도로 과잉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연애’를 못해서 난리다.

연애담론은 넘쳐나고, 서점의 실용서 코너에는 연애비법을 전수하는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남녀가 등장한다면 연애하는 내용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각종 커플 마케팅은 연애를 하는 이들에게만 여러 가지 혜택을 제공한다.

 

‘짝’이 없음에 마음 한 켠이 쓸쓸한 사람을 더욱 서럽게 만드는 현상들. 마치 연애를 하지 않고 있는 사람에게 인격적으로 결함이 있다거나 비성숙한 사람이라는 근거 없는 비난을 하는 연애만능주의 사회, 연애공화국이라고 불러도 좋을 대한민국. 연애를 하면 만사형통이라는 착각을 심어주는 사회.

 

그러나 요즘 사람들의 연애 형태는 연애라는 행위의 가치를 폄하시킨다. 이성에 대한 호기심과 넘치는 에너지를 가진 청춘들에게 과잉된 관심사는 단연코 연애다. 그러나 10대, 20대들의 연애담을 들어보면 연애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것들이다. 100일을 채우면 오히려 촌스러운 것인냥 잠깐의 호감으로 간만 보고는 치고 빠지는 연애를 이어나간다. 호르몬의 영향으로 설레고 두근거리고 마냥 좋기 만한 상태만을 연애라 생각하고 관계가 깊어지면서 생기는 갈등과 지루함을 견디지 못한다. 이립과 불혹의 나이가 되어서 하게 되는 연애도 한심하긴 마찬가지이다. 어른들의 연애는 관능을 모방한 변태이다. “너도 결혼생활 해봐서 알잖아?”라는 말로 불륜을 권하는 세태들이 넘쳐난다. 일탈이 로맨스가 되는 세상이다.

 

그런 연애가 판치는 세상에서 연애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비정상적이거나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서른 넘은 여자가 연애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예민하게 구는 행동을 히스테릭하다고 폄하하거나, 연애를 안 해서 우울한 거라고 말하는 아주 단순한 진단들이 지긋지긋하고, 그런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상처가 되고 자신을 나약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당신은 그저 그런 연애나 하자고 지금껏 혼자 지낸 것은 아닐 것이다. ‘지금 당장 외로우니까, 대충 아무나 만나서 연애라도 해야겠다.’라는 식의 연애는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연애를 즐기는 타인의 행위를 까칠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그 와중에도 ‘낭만’적인 것을 포기하지 못하는 ‘순정’파 행세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연애라는 행위에 뛰어들지도 못하고 있으면서, 직접 몸을 부딪혀가며 배워야 할 연애에 의미만 잔뜩 부여하고 머릿속으로 완벽한 연애만을 구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남들처럼 가벼운 연애는 하고 싶지 않아. 진짜 로맨스, 진실된 사랑. 완벽한 연애. 연애를 바라면서도 연애를 하지 못하는 자신이 늘상 내뱉고 있는 단어가 무엇인지 한 번 즈음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고매한 척하고 있지만 연애를 몽상만 하고 있다면 아무리 괜찮은 당신이라고 하더라도 손쓸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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