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저는 혈기왕성한 25살의 남학생입니다. 그러나 전 침대 위에서는 부끄럼 많은 사춘기 소년이 되고는 합니다. 제 속사정은요. 그야말로 사정 때문에 생긴 속사정입니다. 물론 발기부전은 아닙니다. 저는 조루증세가 있습니다. 여자친구가 불만을 표하는 건 아니지만, 제 자신이 의기소침해져서 자꾸 저를 탓합니다. 여자친구에게 솔직하게 나와의 성관계를 만족하냐고 물어본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자친구가 대답을 회피해버리더라고요. 저는 더더욱 자신감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어떡하죠?       -예술대 K군

 

 

 

A : K군은 조루가 아닐지도 몰라요. 혼자서 그렇게 판단해버린 건 아닌가요? 가까운 병원을 찾아가 본인이 조루인지 아닌지 정확하게 진단을 받은 뒤에 고민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25살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신체적으로 이상이 생긴 거라면 더 늦지 않게 조치를 취하는 게 앞으로 K군의 Sex Life에 도움이 되겠지요. ‘젊은데 몸에 뭔가 이상이 생겼을 리는 없을 거야’라고 방심하다 병을 키우는 건지도 모르잖아요.
하지만 정말 몸에 이상이 생긴 게 아니라면 정신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악해봐야겠죠. 아마 그런 건 병원에서 친절하게 상담해주지 않을 겁니다. 그럴 때 자신이 자라온 환경, 섹스를 대하는 태도나 인식, 지금 여자친구와의 관계 그리고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 상황들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조망해봐야겠지요.
단순히 조루라면 비아그라를 처방받으면 해결이 되겠지요. 그러나 K군이 이렇게 고민상담을 보냈다는 건 ‘약이 필요하다 느낄 정도로 조루임을 자각하지만 병원에 가긴 싫다. 사실 이렇게 젊은데 벌써부터 약을 먹긴 싫다. 사실 나는 이래도 괜찮다고 위로받고 싶다’는 마음이 일거라고 생각합니다. 빨리 사정하는 거 괜찮아요. 자신감을 잃지 말아요. 제게서 이런 위로를 듣고 싶으신 건가요? 여자친구가 설령 K군에게 괜찮다고 위안을 해줬다고 하더라도 만족스럽냐는 질문에 대답을 회피하는 것만큼이나 기분 나쁠 거예요. 여자친구가 불만스러운데도 말만 그렇게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죠.
저는 전문의가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이 짧은 사연만으로는 K군이 왜 조루가 되었는지 알 수 없답니다. 어떤 해결방법도 제시해줄 수 없어요. 여자친구가 불만을 품을 만큼 심각한건지도 파악이 되지 않아요. 다만 혈기왕성한 청년이다보니 사정을 컨트롤하고자 하는 기술이 부족한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사정할 정도로 페니스에 자극이 심하게 올 때, 그것을 지연시키기 위해 피스톤 운동의 속도를 늦춰본 적은 있나요? 달아 오는 자극을 식히기 위해 삽입했던 페니스를 뺀다든지, 관계 시 체위를 세 번 이상 바꾼다든지 하는 기술적인 노력을 하나요?
예술대 학생이라 예민하고 생각이 많은 것도 어쩌면 섹스에 긍정적이지 못한 작용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충분한 수면과 건강한 식사 그리고 규칙적인 운동, 이를테면 등산 같은 걸 하면서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사실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이라고 하잖아요. 의학적인 질문에는 제가 만족스러운 답을 드리기가 참 곤란하군요! 그래도 부디 이 글이 병원을 찾아가는 동력이 되길 바랍니다.

 

 

 

 

 

 

Q : 아프기만 한 섹스, 계속 해야 하나요? 2년째 사귀는 남자친구와 처음으로 섹스를 했습니다. 너무 아팠습니다. 처녀막이 터지며 피도 났습니다.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최근 제대로 된 섹스를 했어요. 그런데 섹스를 하면 기분이 좋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전 아직도 너무 아프기만 하고 오르가즘을 느낄 수 없습니다. 저는 몸의 대화도 중요하다 생각하기 때문에 남자친구의 섹스 요구를 거부할 자신이 없습니다. 섹스는 저에게 고통입니다.                   -사회대 K양

 

 

A : 사람들은 섹스에서 쾌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러나 섹스를 막 시작한 여자들은 대체 이게 뭐가 좋다는 건지 의문을 품게 됩니다. 내게 반응하는 그 사람의 몸이 궁금하고, 내 안에서 일어나는 간질간질한 느낌을 참을 수 없어서 섹스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면 더욱 그러할 테지요. 내 남자친구의 욕구를 해결해줘야 한다는 배려 넘치는 마음으로, 내키지는 않지만 여자친구이기 때문에 의무감으로 섹스를 시작했다면 좋을 리 없죠. 그건 당연합니다. 아무리 섹스에 대한 호기심이 넘쳐났다고 해도 처음부터 섹스라는 게 성교통 없이 신나고 즐거울 리 없거든요. 하지만 애정이 그 아픔을 감수하게 만들어주긴 합니다.
키스하고 몸을 더듬던 수준을 넘어서 ‘삽입’이라는 행위가 시작되면 여자에게는 따분함과 고통의 시작입니다. 처음 섹스를 하는 여성의 경우에 한 번에 삽입이 성공하는 경우도 드물죠. K양처럼 몇 번의 실패는 기본이고 삽입을 하더라도 아플 뿐이죠. 뻐근한 골반통과 타박상까지 당하며 ‘내가 왜 섹스를 하는 건가?’ 싶습니다.
게다가 남자들의 태도를 보세요. 삽입 후에는 정신이 없어요. 자신의 쾌락에만 몰두하죠. 여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재미가 없어지고 흥분도 덜 되고 자연스럽게 질에서 분비되는 체액도 줄어듭니다. 그것도 모른 채 격렬하게 피스톤 운동만 해대는 남자를 보면 발로 차버리고 싶은 충동이 밀려 올라옵니다. 차라리 터치섹스만 하던 시절이 낫다 싶죠.
남자들은 몰라도 너무 모릅니다. 경험이 없는 남자라면 미숙하고 성급하고 서툴기만 합니다. 남자들은 사랑하니까 체온을 나누고 싶고 좀 더 깊이 친밀해지고 싶다고 말하면서 삽입 후에는 정신줄을 놓아버리죠. 그들 말대로 삽입이라는 행위만이 목적이 아니라면 삽입 후에 키스를 하고, 몸을 만져주고 애틋하게 바라 봐줘야 하는데 그런 건 까맣게 잊어버립니다.
그들도 어떻게 해줘야할지 몰라서 그러는 거겠죠? 그렇다면 알려주어야겠죠. 아프기만 한 섹스를 참고 여러 번 한다고 해서 좋아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당분간은 삽입한 채로 가만히 있어달라고 하세요. 움직이더라도 부드럽고 천천히 해달라고 요구하세요. 꼭 삽입했다고 사정까지 해야 하는 건 아니죠. 사정할 정도의 쎈 자극을 주는 건 아직 힘들고 아프다고 하세요. 그 사람의 페니스와 K양의 질이 맞춰질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말하세요. 빨리 움직이려고 하면 그의 허리를 꽉 잡아 옴짝달싹 못하게 만드세요. 사랑하는 여자의 부탁이라면 그 정도는 충분히 들어줄 수 있을 겁니다. 그게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게 될 겁니다. 그리고 섹스를 한다고 항상 그리고 쉽게 오르가즘이 찾아오는 건 아니랍니다!

 








나는 당신이 참 괜찮은 여자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런 당신의 이번 주말 계획은 무엇인가?





밀린 집안일도 하고, 세탁소에도 갈 것이다. 일주일치 장을 미리 보기 위해 대형마트를 찾을지도 모른다. 생활력을 향상시키는 일이 특별한 계획이라고 할 순 없다고 생각하는가?

헤어스타일을 바꾸기 위해 미용실을 찾고, 네일케어를 받으며 기분 전환을 할 것이다. 평소 관심있게 지켜보던 화장품 브랜드의 신상 립스틱이 나왔다는 메일을 받고 백화점에 가야겠다고 계획했을지도 모른다. 외적은 치장보다는 내면을 가꾸고 싶은가?

주말에 읽으려고 미리 주문해둔 책을 받아들고 설레고, 아트시네마 전용관을 찾아 거장 감독의 회고전을 감상한다. 사진전이나 미술관을 찾는 것도 당신에겐 자연스러운 일이다. 평소 부족하다 생각했던 어학을 배우거나 인문강좌도 수강할 것이다. 좀 더 활동적인 일을 한다고?

이른 새벽부터 산에 오르거나, 마라톤에 도전한다거나,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요가를 한다. 평소 관심있던 봉사단체의 자원봉사활동에도 참여할 것이다. 악기를 연주하는 취미활동이나,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출사를 떠날 것이다.. 맛있다고 소문이 난 브런치 카페를 찾아 커피향을 맡으며 여유를 누리고, 계절이 바뀌면 그 계절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장소를 찾아 여행을 갈수도 있다. 

물론 월화수목금, 치열하게 사느라 눈코입 빼고 온몸과 마음이 상처투성이가 된 당신은 주말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겠어! 라며 하루종일 잠만 잔다거나, 침대를 뒹굴면서 시선은 TV에 고정할 수도 있다. 큰 웃음 주시는 무한도전 스페셜을 모아본다거나, 요즘 인기 있는 미드와 일드를 정주행으로 달리면서 이부자리인간으로 방전되어 있을수도 있다.



무엇이든 좋다.
그 모든 것이 당신을 위한 시간이다.
오롯하게 당신의 감각들을 즐겁게 해주는 일이다.

그런데 당신은 누구와 함께 하고 있는가?
혼자서도 가능하다. 혼자서라도 할 수 있는 일이다.
혼자라서 쓸쓸해보이는 건 싫기 때문에  마음 맞는 동성의 친구들과 함께 할 수도 있다.

지금 삶에 만족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물어보려고 한다. 
당신, 정말 이대로 괜찮은가?




눈을 질끈 감지 버린다고 당신 앞에 보고 싶지 않은 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내면의 소리를 들어보라.
어느 날 새벽, 문득 잠에서 깨었는데 온기도 없이 건조한 자신을 발견한 적은 없는가?

화려하진 않더라도 싱글 생활을 알차게 즐기고 있어. 
골칫덩어리이자, 뼈아픈 고통의 근원이며 사람의 감정을 뒤흔들며 그로인해 눈물을 쏟아내고 우울해하는 연애 따윈 바라지 않는가? 혼자라도 괜찮은가?

어느 날, 신경질적인 자신을 마주한 적은 없는가?
연애 놀임에 빠져 헤벌레하는 주변인들에게 냉소적인 반응을 보인 적은 없나?

외롭다고 쓸쓸하다고, 
혼자서도 씩씩하게 잘 살아가고 있지만
서로의 무게를 기대어 느낄 수 있는 짝이 필요하다고 느낀 적은 없는가?

펄펄 나는 저 꾀꼬리는 짝을 지어 정다운데 외로울사 이 내 몸은 뉘와 함께 돌아갈꼬
고구려 2대 왕이었던 유리왕의 황조가에 사무치게 공감되는가?






나는 당신이 참 괜찮은 여자라는 걸 알고 있다. 사랑받기 충분하고 사랑할 마음을 가진 따뜻한 사람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어짜다보니 혹은 어떤 이유로 연애는 일절 연이 닿지 않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안다.


주변을 둘러보라.
비단 당신만의 문제는 아니다.
'저 여자, 근사하고 멋있고 심지어 예쁘기까지 한데 혼자다.' 
이런 사람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당신도 막연하게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나?
지금이대론 안 되겠어. 나도 짝을 만나고 싶어. 라고 생각하고 있나?
짝을 찾아 헤매는 여자 5호가 되기 보단
연애를 하지 못하고 있는 당신 자신을 먼저 바라보자.

당신이 연애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당신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줄 것이다.
- 어딘가 이 문구가 낯익은가? 당신은 파울로 코엘로의 <연금술사>도 읽은 참 괜찮은 사람인거다.
당신 자신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당신은 연애를 해야한다.
내면에서 일어나는 사랑스러움을 느끼며 촉촉해져야 한다.
할 수 없는 일도 아니고, 때가 늦은 것도 아니다.

이제부터 연재될 글을 읽으며 
나 자신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보고
연애생활에 어울리도록 자기 자신을 조금씩 변화시켜 나가는 방법과
나에게 맞는 짝을 찾는 실전 방법을 익혀나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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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총각딱지 좀 떼라는 소리 귀에 딱지가 않도록 듣고 있는 27살, 평범한 공대생입니다. 남자와 혼전순결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가요? 저는 게이도, 성불구자도 아닙니다. 주변 친구들은 언제나 저를 별종으로 몰고 갑니다. 여자친구가 있는 지금도 혼전순결의 대한 생각은 같습니다. 여자친구와는 스킨십 정돈 하지만 그 이상의 진도는 나가지 않았습니다. 친구들은 혼전순결을 지키는 남자를 오히려 여자들이 부담스러워 할 거라 합니다. 여자가 혼전순결을 주장하면 순결하다 생각하면서 남자는 왜 그렇지 못할까요? 제가 막연히 성관계를 두려워하는 것은 아닐까 고민입니다.
 -공대 L군

 

 

A : 혼전순결을 지키는 건 개인의 신념이고 선택이지요. 그런데 공대군에게 먼저 질문을 하고 싶군요. 순결은 대체 무엇인가요? 혼전순결을 주장하면 순결한 것인가요? 그렇다면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계속 조르고 졸라서 섹스를 한, 결혼 전에 섹스를 경험한 여자는 순결하지 못한 건가요? 남자에게 순결하다는 수식어를 쓸 수 없는 걸까요? 사회적으로 남성과 여성의 성에 대한 차별적인 단어를 스스로 내제화하면서 혼전순결을 지키고 있으니 혼란스러운 거겠죠. 아집과 편견으로 가득 찬 신념이 아니라면 주변에서 뭐라고 하든 흔들리지 않아야죠.


위의 내용만으로는 공대군의 상태를 파악하기 어려워 추가 질문을 보냈는데 답변을 보니 또 질문이 하고 싶어지더군요. 잘 생각해보세요. 아직 처녀예요. 한번도 삽입 섹스를 해본 적이 없어요. 일반적인 개념에서 판단한다면 아주 아주 순결한 여자지요. 하지만 조건이 좋은 세 명의 남자를 만나며 탐색전을 펼치고 있어요. 욕정을 참지 못한 남자가 한 번만 하자고 조르니 여자는 손이나 입으로 해줍니다. 그런 식으로 세 남자와 관계를 가지고 있지만 처녀를 지키고 있지요. 아직도 그 여자가 여전히 순결한가요?   


혼전순결주의자인 여자 친구와 애무도 하고, 사정하기 위해 그녀의 손이나 입을 빌리기도 하면서도 삽입은 하지 않았으니까 우리는 순결하다 말할 수 있는 건가요? 솔직히 하고 싶은 욕구를 억지로 참고 있으니 스스로에게 의문을 품게 되는 것이겠지요. 둘 다 몸이 주는 즐거움을 이미 알고 즐기고 있으면서 혼전순결을 핑계 삼아 끝까지 가지 않는 거라면 차라리 섹스를 하세요. 철저하게 피임을 하고 안전한 방법으로 섹스를 하는 게 이율배반적이지 않는 태도가 아닐까요? 욕구가 없는 것도 아니고 여자 친구랑 플라토닉한 사랑만 나누고 있는 것도 아닌데 삽입만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공대군에게 얻어지는 만족감은 무엇인가요?


섹스에 대한 과도한 에너지를 쏟아내는 걸 남자다운 줄 아는 천박하게 굴던 친구들과 나는 다르다고 생각했겠죠. 그들이 여자 친구와의 섹스를 떠벌리는 모습을 보면서 섹스라는 행위를 더럽다고 인식한 것은 아닐까요? 섹스를 하더라도 함부로 입을 놀리는 몹쓸 남자가 되지 않으면 되는 것이지 섹스 자체까지 하지 않겠다 결정한 것은 오히려 지나친 면이 없지 않나 싶네요. 남들처럼 되고 싶지 않다는 높은 자존감과 성에 대한 보수적인 생각이 스스로를 억압하고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군요. 섹스는 더럽거나 나쁜 게 아니랍니다. 섹스를 하는 사람의 태도가 문제가 될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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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손 한 번 잡아보는 게 소원인 모태 솔로의 여성들만 연애를 간절히 꿈꾸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줄 누군가를 원한다. 마음이 잘 통하고 자신이 세워놓은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이 나타나주길 바란다. 그런 근사한 사람과 연애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품는다.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잠들 때까지 우리는 연애 상황에 지나치게 노출되어 있다, TV를 켜면 연애가 주요 소재가 아닌 드라마는 찾아보기도 힘들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밀려 약간 주춤하긴 하지만 짝짓기 프로그램은 여전히 그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주변을 둘러보면 나만 빼고 연애중인 듯하다. 길을 걸어도, 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어도, 쇼핑을 하러 가서도, 영화관에서도 모든 곳에서 분홍분홍한 연인들이 눈에 띈다.

 

 

 

 

 

 

하지만 난 혼자다.

 

객관적으로 내가 쟤네 커플들보다 빠지는 거 하나 없어 보이는데 나만 혼자라는 사실이 납득되지 않는 상황들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짚신도 짝이 있다는데 비단신 같은 나는 왜 아직 혼자인걸까?

 

연애를 안 해본 것도 아니다. 사랑에 빠져 황홀한 기분도 만끽했고, 공공장소에서 민망한 애정행각을 해대는 민폐 커플 못지않게 우리 연애해요기운을 주변에 흩뿌리며 복숭아빛 연애짓도 해보았다. 이별도 해봤고, 상처도 받아 보았다. 몇 번의 반복. 기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느낀다. 연애는 소모적이다.

 

굳이 연애해야 해?

 

연애하지 않아도 세상에는 재미있는 것 투성이다. 연애는 시간을 갉아먹는 도둑처럼 여겨진다. 그와 무언가를 함께 하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 결정을 내리기 위해 두 사람이 조율하는 시간, 내 곁에 없는 그를 그리워하거나, 의혹을 품은 채 괴로워하는 시간들은 얼마나 무의미하게 흘러가는가. 혼자 놀면 오로지 나만을 위한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덧붙여 최대한의 자유가 보장된다. 연애를 하지 않는다면 타인으로 인해 고통 받지 않고 마음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

 

억울한 마음도 든다. 커플 중심주의로 똘똘 뭉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연애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미성숙하거나, 연애를 하지 못할 만큼 괴상한 성격을 가졌거나 어딘가 하자가 있다고 생각하는 주변의 시선들은 당최 납득할 수 없다.

 

차라리 둘이 사귀어서 다행이다 싶은 커플은 얼마나 많은가? 연애가 무슨 유세인 냥 싸움이라도 한 번 나면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며 징징거리는 바퀴벌레 같은 커플은 또 얼마나 많은가? 어디다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교양과 개념을 갖추고, 헉 소리 나올 정도로 아름답지는 않더라도 단정하고 깔끔하게 호감이 가는 사람으로 살아온 내게 단지 연애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이유를 알겠다는 듯한 아아~’와 같은 반응은 무례하기 짝이 없다.

 

결혼적령기에 가까워질수록 악의는 없으나 배려도 함께 사라진 애인은 없냐? 시집은 언제 가냐?’와 같은 궁금하지도 않으면서 툭툭 던지는 질문을 들으면 괜스레 짜증이 밀려온다. 부모님께서 압박을 가할 때는 답답하고 불효를 하는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지만 깨알 같은 행복을 누리며 산 것도 아닌 부모님들이 결혼을 강요하는 건 설득력도 떨어지잖아.

 

이 글을 고개를 끄덕거리며 읽은 당신,

그러나 왠지 연애를 하긴 해야 할 것 같다 불안해하는 당신을 위해

이 글은 계속 이어집니다.

 

 




Q : 제 남자친구가 이상해요. 얼마 전부터 남자친구와 관계를 가지기 시작했어요. 몇 번 관계를 가지더니 어느 날 남자친구가 비디오를 찍자고 하더군요. 처음엔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이유를 물어보니 섹스하는 모습이 담긴 비디오를 보면 흥분이 더 잘 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기록으로 남긴다는 게 뭔가 께름칙합니다. 남자친구가 저 몰래 찍고 있을까봐 걱정도 되요. 남자친구 말로는 비디오를 보면 흥분을 받고 피드백도 할 수 있다는 군요. 어른들은 이런 것에 쿨하나요? 남자친구의 이해할 수 없는 요구, 이해하고 받아주어야 하나요?
 -사회대 L양



A : L양이 이해를 못하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덧붙여 남자친구 역시 이상한 건 아니지요. 자신이 섹스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욕망 자체는 문제될 건 없어요. 야동을 보며 그런 욕망을 키웠든, 과도한 나르시즘에서 비롯한 것이든 섹스를 조금 더 즐겁게 만들어준다면 시도해볼만한 일이지요. 서로 동의만 한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L양의 남자친구가 이상하진 않더라도 멍청하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관계를 가진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촬영을 강요하는 건 여자 친구를 존중하기보단 자신의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것 같아요. 권태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로 제안을 했다면 이해를 하겠습니다. 그러나 실물의 여자 친구와 섹스를 하는 순간이 아니라 찍은 걸 다시 볼 때 흥분이 더 잘된다고 말하다니, 그 이유를 찾아보고 싶어지네요. 잘못된 야동 습관이 현실 감각을 잃게 만든 것일까요?

남자친구가 호기심이 많아 다양한 걸 해 보고 싶은 거라고 백보 양보해봅시다. 그렇다면 L양인 안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어야죠. 섹스의 장면을 남기는 것은 앞으로의 삶에 치명적인 실수가 될 수 있기에 L양이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다면 L양의 입장에서 작동법이 익숙한 카메라로 촬영을 하고, 컴퓨터에 다운 받지 않고, 기계 안에서만 재생한 뒤 함께 있는 자리에서 삭제하자라는 구체적인 방법이 필요했다고 봅니다.

비디오를 찍는 것 자체보다는 그 동영상 파일을 관리하는 일이 두려워서 망설였을지도 모르죠. 이런 철저한 룰을 듣고 납득했다면 주저하던 마음에 용기를 줄지도 모르죠. 섹스를 촬영하길 원하는 남자친구의 핑계가 설득력이 없어도 너무나 없으니 L양은 이상하다고 여길 수밖에 없었겠죠.
덧붙여 섹스를 모니터링 한다는 측면에서 촬영을 한다고 말했지만, 끝난 섹스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봐야 무얼 하나요? 섹스를 하는 그 순간에 바로바로 요구하고 서로가 맞춰 나가는 게 섹스의 묘미가 아닌가요. 이 역시 납득이 되지 않으니 주저할 수밖에 없죠.

이 글을 읽고 난 후에도 여전히 께름칙하고 원하지 않다면 그 주관을 뚜렷하게 유지하세요. 사랑하니까 받아주고 이해한다? 남자의 욕구만 존중받아야 하는 건 아니지요. L양을 존중하지 않고 억지로 강요하고 계속 요구한다면 헤어짐도 불사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어른이라고 이런 문제에 쿨하게 ‘촬영해’라고 동의하지는 않는답니다. 어른에게도 예민하고 조심스러운 문제랍니다.


 




Q : 언니, 속궁합이란게 별스런 걸까요? 사귄 지 1년이 지난 지금도 얼굴 보면 좋고 설레는데, 성관계만 하면 다른 사람을 만나야 하나 고민되요. 내가 유별난가 싶다가도 오르가즘 없는 성관계를 지속하자니 걱정되요. 저는 연인사이에 있어서 성관계도 어느 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예전엔 다 좋아 보이던 남자친구가 점점 다르게 느껴지네요. 이런 내가 나쁜건가.. 마음도 맞고 성격도 잘 맞지만 속궁합은 꽝인 남자친구. 계속 사귀어야 할까요 아님 헤어지는게 현명한 건가요? 또 속궁합도 노력하면 맞춰갈 수 있는 문제인가요? 도와주세요 언니.



A : 섹스를 함으로써 욕구를 해소하는 것 이외에 여성은 섹스를 통해 조금 더 풍부하고 충만한 감정을 느끼고자 합니다.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 같은 것이지요. 상대의 테크닉이 약간 부족하더라도 그런 감정들이 잘 공유되고 전달된다면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 여성의 사랑이 가진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은 호르몬에 의해 좌우되고, 아무리 잘 가꾸더라도 초반만큼의 열정을 유지되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감정으로 받아들이던 것이 하나둘 불만사항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그런 시점에서 섹스에 대한 불만도 함께 부각이 되지요.

1년 정도 사귀었다고 했는데, 그 사이에 몇 번의 섹스를 했나요? 속궁합이 맞지 않다고 고백해오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서로의 몸을 맞춰갈 충분한 섹스를 해보지도 않은 채 “그 남자는 나랑 맞지 않고 별로인 것 같아요.” 라는 말을 성급하게 내뱉더군요.

“100번 하고 와서 다시 말해요. 한 번 할 때마다 2번씩, 일주일에 2번 이상, 그렇게 100번 하고 난 뒤에 별로라면 다시 이야기 하도록 해요.” 그리고 덧붙이지요. “섹스를 하는 도중에 불만사항을 말하는 것은 분위기를 망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나요? 내 남자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까봐 아무런 요구도 해본 적 없죠?”

속궁합이라는 단어는 참 뭉뚱그려져 있어요. 아마 이 고민을 털어놓은 분도 대체 무엇이, 어떻게 불만스러운지 자기 몸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의 페니스가 작다고 느끼나요? 그의 사정이 빠른 가요? 삽입하기 전 애무가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나요? 스스로 어떤 것이 문제인지 정확하게 느끼고 있다면 조금 더 구체적인 질문을 했을 겁니다. 하지만 본인도 어떻게 해주는 게 나를 즐겁게 만들어 주는 것인지 아직 찾지 못한 상태는 아닐까요?

서로가 삐걱거리며 맞춰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미숙함을 견디지 못하고 포기하려 든다면 장담컨대 누굴 만나도 만족할 수 없을 겁니다. 아무리 노련하고 여자를 잘 다룰 줄 아는 남자라고 하더라도 섹스는 너무나도 사적인 영역의 일이기에 개인마다 쾌락의 지점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남자들도 미칠 지경이겠지요. 여자의 몸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처럼 막막하고 불안하고 자신의 능력을 시험 받는 것처럼 여겨질 것입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데 처음부터 잘 할 순 없죠.

남자친구가 뭐든 알아서 해주길 바라고만 있었던 것은 아닌가요? 섹스의 즐거움은 남자가 여자에게 주는 것이 아닙니다. 섹스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행위가 아닙니다. 나의 즐거움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것이지요. 밝히는 여자로 보일까봐 요구사항은 말하지 못하면서 요조숙녀인 척 하는 것? 그러면서 뒤로는 이런 불만을 품는다면 이율배반이랍니다.

남자들은 오히려 사랑하는 그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지 알고 싶어 한답니다. 그런 걸 말했을 때 “네가 이런 여자인지 몰랐어.”라고 반응하는 멍청한 남자라면 그때야 말로 이별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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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해결사 현정씨.
연애명탐정이라는 컨셉도 괜찮을 것 같아서 써보기로 합니다. 흐흣.
이 아이디어는 페르소나4에 소개된 미스러브린에서 착안했습니다.
조금 찔리는 감은 없지 않지만 좋은 아이디어는 서로서로 공유하며 나아가는 거지요.

어쨌거나 당신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나는야 연애명탐정.


이 카테고리에서는
대학신문의 효시!
중대신문에 중앙대학교 학생들의 SEX & LOVE 고민상담을 진행하며 쓴 글과
대학내일 Q&A 내용을
 연재합니다.









사랑스런 러브린 주제곡 대공개!!





 目と目が會えば  事件の始まり 
 서로의 눈이 마주치면 사건이 일어나지

 その言葉を備考する 
 그 말을 미행해보자


 手と手が觸れて  ほら, 急展開

 서로의 손이 닿으면 이렇게 급전개

 謎がまた解けてく
 수수께끼가 또 하나 풀리지


 戀に落ちたらね  女の子は皆

 사랑에 빠져버린 여자라면 다들

 
 カリスマ名探偵!

 카리스마 명탐정!

 あなたの事ならね  全部分かっちゃう
 당신에 관한 거라면 전부 알고 있어요


 小さな噓でも

 사소한 거짓말이라 할지라도


 私はミスラブリン  どうか賴もしい

 나는야 미스 러브린 믿을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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