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연애를 꿈꾼다.
수많은 싱글들이 이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주변을 탐색하고, 괜찮은 사람을 발견하면 연애로 이어지길 소망한다.

자기 자신의 문제는 단지 지금 현재,
연애를 하지 않는 혹은 못하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상황에서 연애만 시작하면, 내 짝만 찾으면 만사형통이 될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참 괜찮은 당신은 현명하게도 연애가 달콤함으로 가득차 있을 거라는 환상은 품지 않는다.

연애라는 달달함에 취해 샤갈의 그림처럼 땅에서 발이 30cm는 떠있는 것 같은 기분에 도취되는 것도 일시적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호르몬의 분비로 인해 당신의 뇌와 몸이 제멋대로 만들어 내는 망상적 감정이며, 짧게는 3개월 길게는 2년이면 끝나버린다는 것도 알고 있다.

서로가 딱 맞는 블럭이 아닌 이상,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모가 난 부분을 부딪혀가며 마모시켜나가는 과정이 연애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으며 두 사람 중 하나가 지쳐버리기 십상임을 이미 경험했을지도 모른다. 

연애를 하면서 가혹하고 처절하게 드러난 자신과 마주했을 것이다. 상대에게 보여주지 못할 정도로 엉망이고 몹쓸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을 것이다. 연애란 마음의 고통을 동반하며 평화로운 일상을 해치는 감정의 소용돌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산뜻하고 쿨한 관계. 상처가 되지 않을 정도의 애정만 품고 친절하고 상냥하기만 한 관계. 그건 연애가 아니라 데이트일 뿐이다. 취향이 비슷하고 같이 다니기에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외모를 가진 사람과 교집합의 시간에 머무는 것이다.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설레기도 하고, 그가  커다란 손으로 당신의 손을 감싸잡을 때 찌릿하면서 심장 박동이 요동치는 걸 들으며 연애란 좋은 것이로구나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신은 알고 있다. 연애란 봄날의 벚꽃임을.
눈과 마음을 만족시켜주는 찰라의 즐거움에 비해 바닥에 떨어진 꽃잎을 쓸어대는 번거로움이 동반한다.
연애에는 재미와 달콤함만 있는 것이 아니다. 책임과 의무의 관계이다.


누가봐도 괜찮은 구석밖에 없는 당신이 연애를 두려워하고
선뜻 새로운 사람과 관계맺기를 힘들어하는 까닭은
누구보다도 연애의 본질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당신에게는 서점에 널려있는 연애실전서들이 우스울 것이다,
그가 문자나 메일을 보내면 바로 답장을 보내자마라.
그와 함께 있을 때 가끔 다른 남자에게 시선을 주는 모습을 보여라.
능수능란한 여자처럼 보이지 않게, 섹스를 처음 제안 받을 때는 반드시 거절하라.
당신은 자신과 상대를 속이는, 위와 같은 기만의 심리 전술들과 조언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이럴 때 이렇게 하라. 저럴 땐 저렇게 하라. 남자는 이렇다. 여자는 이렇다. 단정지어 정의하고
연애라는 답이 없는 주제에 대해서  마치 자신들만이 옳다는 냥 단호하게 말하는 저자들의 태도가 마땅찮을 것이다.


나 역시 이 글을 정답이라고 쓰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당신과 함께 당신의 연애에 대해서 생각해볼 것이다.

나 역시 당신과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동시대의 여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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