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썸녀의 말 

해석이 

어려워요 

 

 

 

소개팅으로 만나 알고 지낸 지 한 달 정도 된 친구가 있습니다. 아직 사귀자는 말은 안 했지만 처음 만난 이후로 관심사도 비슷하고 대화도 잘 통해서 거의 매일 만났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그녀가 “난 서두르는 건 원치 않아. 천천히 관계가 발전되면 좋겠어”라고 말하더군요. 그녀에게 스킨십을 시도한 것도 아닌데 왜 제게 이런 말을 한 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요. 이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건가요? 혹시 그녀가 제게 별 관심도 없으면서 어장관리를 하 려는 건 아닐까요? 

 

 

 

 

 

A.

의외로 

답은 

단순할수도 

있어요 

 

 

 

관계를 공식적으로 규정짓지 않았다 하더라도 두 사람이 호감을 느끼고 있고 그게 서로에게 전달된 상태라고 여겨집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한 달을 꼬박매일 만날 수 있을까요? 한 달 동안 매일 만날 시간을 낸다는 건 꽤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입니다. 그녀가 도끼병 환자인가요? 철벽수비녀인가요? 그둘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그녀는 질문자에게 ‘자기사용설명서’를 명확하게 전달해준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그녀 역시 질문자와 잘 지내기 위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해준 거라고 생각해요. 이 얼마나 기특한일입니까? 어떤 여자는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해 함구하고 남자가 알아서 찾아내길 바라며 피곤하게 굴곤 합니다.

 

그녀가 관계의 속도에 대해 이 같은 발언을 한 까닭은 관계 맺음에 대한 두려움 혹은 변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반영된 것은 아닐까요? 여자에게 호감을 가지고 잘 해보려는 남자는 연애 초반에는 많은 노력을 쏟아 붓습니다. 친절하고 상냥하고 다정하죠. 관심의 대부분이 여자에게 집중되어 있습니다. 물론 남자의 삶이 여자에게만 국한될 순 없죠. 그렇다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집중도도 떨어지고 관심도 분산이 됩니다. 당연한 노릇일 테지만 여자 입장에서는 결코 달갑지 않은 모습이죠.

 

누구나 처음 만나는 몇 달 동안은 본래의 자기보다 더 나은 모습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질문자의 진솔한 면까지 찬찬히 들여다보고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싶은 게 아닐까요? 첫눈에 반해 성급하게 사람을 판단하고, 홀로 기대감을 키웠다가 훗날 실망했다며 ‘너 이런 사람인 줄 몰랐어!’라고 토라지는 유형의 사람보다는 현명하고 신중한 건 아닐까요? 질문자 역시 그녀를 지켜본다고 생각하면 편할 것 같아요. 그녀에게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자신을 보여주면서 말이죠.

 

그렇다 하더라도 이성 관계이므로 남자로서의 매력을 어필해야겠죠. 그녀가 천천히 다가오라고 했다고 소심해져서 스킨십을 할 기회를 어영부영 놓쳐선 안 되겠죠. 다만 의도적으로 그 기회를 노리면 어색해지기 짝이 없을 겁니다. 파란불이 깜빡이는 신호등 앞에서 머뭇거릴 때 그녀의 손을잡고 달려보는 것도 손을 잡는 자연스러운 방법 중 하나일 겁니다. 그녀가 먼저 어색해하며 손을 놓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걸어보는 걸로 두 사람의 스킨십이 시작될 수도 있겠죠. 

 

이런 식으로 남자로서의 매력을 보여주고 그녀가 바라는 대로 천천히 다가가준다면 남자로서의 배려심도 드러내는 것이라 그녀도 점점 질문자에게 빠져들지 않겠어요? 의혹을 품기보다는 진솔하게 다가가 보려는 마음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진실은 그녀에게 있겠죠. 그녀가 살아온 삶에 대해 조금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보세요.

 

 

 

 

2013-03-17 | 태그 643호, First-s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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