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이상한 자세 요구하는 남친

 

첫 섹스 힘들기만 해요. 얼마 전 남친과 첫 경험을 했어요. 그런데 이놈이 전세계 야동을 섭렵하기라도 한 건지 가지각색 자세를 해보고 싶다는 거 아니겠어요? 덕분에 제 퍼스트 섹스는 완전히 산산조각. 힘들고 아파서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데 남친은 기대하는 눈치라, 그래도 해야할 것 같은 압박으로 다가와서 요즘 참 심란합니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A. 의사를 정확히 표현하세요


또래 친구들에게 자신의 성적 매력을 자랑하려고 과시욕으로 포장된 섹스담(談)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여자들은 안타깝게도 첫 번째 섹스를 회상하면서“마음과 몸이 충족될 만큼 행복했다”라고 말하지 않더군요. 첫 섹스가 엉망이 된 가장 큰 이유라면 남성 위주로 흘러가기 때문이겠죠.

 

첫 섹스에 대한 두려움과 고민해야 할 것이 많은 쪽은 아무래도 여성이다보니 어떻게 해서든 그 상황을 유예시킵니다. 남자는 온갖 회유와 압박으로 끈질기게 섹스를 제안합니다. 그렇다보니 그가 하자는 대로 마지못해 첫 섹스를 하는 것이 미덕인 양 통용됩니다.

 

질문자의 남자친구는 유경험자인지 어떤지 이 질문으로 파악되지 않지만 나이 차는 크게 나지 않는 20대 초반의 커플로 추정되는군요. 남자 혼자 의욕만 앞서고 질문자에 대한 배려도 느껴지지 않는데, 이런 섹스에서 만족감을 느낄 여자는 없다고 봅니다. 이렇게 첫 섹스에 대한 기억을 망치면 여자는 더욱 더 섹스를 꺼리게 되는 건 당연합니다. 그 사실을 남자들도 알아야 할 텐데, 그들 스스로 자신의 섹스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걸 전혀 눈치 채지 못하죠.

 

그러므로 여성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섹스에 대해서 여성 스스로도 무지 하고 자신의 욕구에 대해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보니 자기 의지가 아닌 상대의 의지에 자기 몸을 내맡긴 셈이 됩니다. 그렇다면 더더욱 만족감을 얻기란 쉽지 않죠. 첫 섹스에 있어서 현란함 따위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순간 여자가 바라는 것은 합일되는 순간 넘칠 만큼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죠.

 

깍지 낀 손에서 느껴지는 그의 진실한 마음과 두려움을 감싸 안아주는 따뜻한 가슴과 나를 사랑스럽게 바라봐주는 정겨운 눈동자와 첫 섹스의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의 미간에 다정하게 키스해주는 입술 같은 사소한 움직임이라는 걸 남자들이 잘 모르는 것도 문제죠. 그런 심리적인 문제를 떠나서 서로의 몸이 익숙하지 않은 첫 섹스에서 실망감을 느끼는 건 당연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섹스를 거부만 한다고 해서 나아지는 건 없습니다. 질문자에게도 섹스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존재한다면 자신이 바라는 섹스가 무엇인지 남자친구에게 정확하게 전달해보세요. 섹스 자체도 낯설고 몸이 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데 익숙해질 때까지는 당분간 요란한 체위 말고 평범한 섹스를 하자고 말입니다.

 

그렇게 말했는데도 자기가 원하는 방식만 고수하면서 질문자를 배려해주지 않는다면 더 이상 다음 번 섹스 때문에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때는 단호하게 No Sex를 외치도록 해요. 그것은 질문자의 권리입니다.

 

 

 

2013-04-17 | 태그 647호, First-s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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