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섹스 뜸하게 해야 연애 오래하나요


저는 스물세 살 여대생입니다. 다섯 살 터울인 남자친구와는 그의 직장 문제로 원거리 연애 중입니다. 그렇다보니 한 달에 두 번 정도 만나는 게 평균치입니다. 주말을 이용해 데이트도 하고 밀린 애정을 나누게 됩니다. 저는 만날 수만 있다면 더 자주 섹스를 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주변 친구들은 지금이 딱 좋은 거라고 그게 서로의 몸에 익숙해지지 않아 질리지 않고 관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섹스를 원하더라도 정해진 횟수 이상은 하지 않다는 게 전 이상하다고 말했더니 오히려 제게 너무 밝히는 게 아니냐는 식으로 말하더군요. 정말 친구들 말대로 해야 섹스를 뜸하게 해야 남자친구와 오래 사귈 수 있는 걸까요?

 

 


A. 섹스 기술을 연마하는 편이 낫겟습니다


누군가와 섹스를 하기 전에 여성은 무엇 때문에 주저하고 두려워할까요? 처음 해보는 일이라서? 아플까봐? 변태스럽고 위험한 일을 겪게 될까봐? 그런 이유보다는 남자가 내 몸만 원하는 게 아닐까, 섹스를 하고 난 뒤 마음이 돌변할까봐 그게 가장 큰 걱정 거리가 아닐까요? 그런 두려움의 연장선에서 자기 욕망에 반(反)하며 몸을 담보로 연애를 지속시키려는 발상을 한 것 같습니다.

 

남녀 관계가 종결을 맞이하게 되는 건 과연 섹스 때문일까요? 서로 잘 맞지 않아서가 아니라‘ 할 만큼 했으니까 다른 여자랑 섹스할래’이런 이유로 이별을 고하는 남자라면 헤어지는 게 낫죠. 나쁜 남자를 걸러내는 방법으로 자기 자신을 리트머스 용지처럼 사용한 건 결코 흠이 아닙니다. 겪어보지 않고는 결코 알 수 없는 게 사람이니까요.‘멍청하게 그런 남자에게 빠져들었다니’라며 자신을 탓할 필요도 없어요. 그 남자를 실컷 욕해주고 저주하면 그만입니다.

 

물론 이별은 지독하게 고통스럽고 아무는 데 시간이 꽤 필요한 상처를 남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치거나 아프고 싶지 않아 영악하게 굴게 됩니다. 그럼 여기서 가정을 하나 해볼까요? 남자와 서른 번쯤 자면 서로의 몸에 익숙해져서 섹스도 질리기 시작한다고 쳐봅시다. 한 달에 두 번씩 15개월을 만나면 이별을 하겠군요. 그 서른 번을 다 채울 때까지는 안전하다고 안심할 수 있는 건가요?

 

정량을 채운 섹스가 이별의 원인이 되는 거라면 차라리 저는 한 달 동안 매일 한 번씩 섹스를 하고 15개월 동안 15명의 남자를 만나는 걸 택할래요. 그 편이 인생 경험도 톡톡히 할 수 있을 거예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건 새로운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기회니까요. 이별은 공들이고 정성을 쏟았던 관계가 끝나는 것을 의미하지만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다음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기도 하죠.

 

섹스를 좋아하지 않아서 자주 하고 싶지 않다는 게 아니라 이별이 겁나고 상처 받는 게 싫어서 이상한 방식으로 자신을 억제하는 건 그다지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아요. 그런 식으로는 삶을 윤택하면서도 상냥하게 만들어주는 섹스의 묘미를 알 수 없습니다. 섹스를 잘하게 되지도 않고요. 섹스 때문에 헤어진다고 했을 때는 재미없고 교감이 되지 않는 섹스를 하기 때문이겠죠.

 

절제하고 조심하기만 하고 익숙해지지 않아 뻣뻣한 섹스를 재미있어할 남자는 없습니다. 과감하면서도 관능적으로 섹스를 즐기는 여자에게 질릴 남자도 없고요. 오히려 섹스의 기술을 연마해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게 관계를 즐겁게 지속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니 친구들 말에 휘둘려서 자신의 자연스러운 욕구를 비정상적인 것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2013-04-30 | 태그 649호, First-s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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