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연애를 하기 위해서 연애 실용서를 읽는 사람들이 있다.

- 나 역시 일종의 그 분야에서 그런 종류의 책을 내는 사람이긴 하다.


내가 글을 쓸 때 가장 조심하는 것이 소위 '남자답게', '여자답게'라는 요소이다. 


좋은 연애를 위한 필수 과정은 

'남자답게', '여자답게'가 아니라 '나답게' 이다.


전략적 연애기술과 남자가 좋아하는 여성적 태도로 위장하는 건 깊이있는 관계 맺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선 나에 대해서 할애를 할 필요가 있다.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많은 사람들이 존재의 불안과 외로움 때문에 누군가 곁에 있어주길 바란다.

자신의 불안과 외로움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살펴본다면 상대가 채워줄 부분과 아닌 부분에 대한 구분이 가능해진다.

그런 것도 모르고 상대에게 제대로된 요구도 없이 상대가 자신을 채워 완벽하게 만들어 줄거라 생각한다면 그때부터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 결코 가능할 리 없는 일을 바라고 있으니까.




사람들은 연애와 관련하여 남의 사연들을 읽는다.

자신이라면 어떻게 대처하겠다는 일종의 시뮬레이션일 수도 있고

타인의 불행에서 위안을 받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종종 연애 상담을 하곤 하지만 그럼에도 소위 다른 사람들의 연애가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 들여다 보지 않는다.

네이트 판 같은 곳을 들여다보지 않는 건 내가 하는 상담만으로도 여자는 전부 쌍년같고 남자들은 개쓰레기이며 결혼생활은 불륜을 저지르려고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가 도드라져 보인다고 모든 관계가 문제 투성이인 것은 아니다.

반듯한 사람들이 시선을 끌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사랑과 연애에 회의적인 태도를 가질 필요는 없다. 


그런 불안을 자극해서 남성 상담가들이 쓴 연애전략서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그들이 서술하고 있는 케이스는 상담을 받으러 온 '문제가 있는 남자들'의 입장에서 그들을 만족시킬 방법이라는 것이다.


제대로된 관계맺음이 무엇인지. 자신을 들여다 본 적 없는

소위 포식자나 사냥꾼에 어울리는 남자들에게 그들에게 맞는 먹잇감이 되라고 알려주는 책이란 거다. 

남자들이 사랑을 모르고 감정을 교류할 줄 모르는 걸까? 결코 그렇지 않다. 

연애를 통해 훈련할 기회를 충분히 가질 수 있다.

그럼에도 그런 책들이 여성으로 하여금 남자들을 잘못 트레이닝 시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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