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당연한 듯한 그의 요구, 거부감 들어요 


제 남자친구는 섹스를 할 때 펠라치오가 빠지지 않고 들어가야 할 코스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저는 비위가 약하고 편도도 잘 붓는 편이라 내키지 않거든요. 남자들이 그걸 좋아하는 건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마음으로 꼭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건가 싶어요. 저랑 하고 싶다고 했으면서 도중에 단단하게 잘 서지 않으니 입으로 해주면 될 것 같다고 말하는 것도 듣기 싫더라고요. 저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삽입을 하기 위한 몸으로서 저를 다루는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제가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건가요?

 


A. 꼭 관계 직전에 할 필요는 없어요.


저는 꽤 오랫동안 페니스포비아를 극복하지 못해 몸 속에 들어오는 그것을 똑바로 응시하거나 제대로 만질 수도 없었어요. 그러니 펠라치오 역시 거북스럽고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죠. 하지만 소위 야동이라고 불리는 AV 몇 편만 살펴보아도 정말이지 펠라치오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더군요. 보편적인 남자들의 엄청난 로망인 것이죠.

 

그러니 애인을 즐겁게 해주고 싶단 생각에 해답을 줄 수 있는 언니들에게 조언을 구했지요. 실망스럽게도 그 언니들은 거만하고 여유로운 미소를 머금고는 저를 애송이 취급하며 섹스를 즐길 줄 몰라서 그런 거라고 말하더군요.

 

경험과 지식이 쌓이면서 페니스와는 친밀해졌어요. 목에 부담이 가지 않으면서도 그에게 강한 자극을 줄 수 있는 방법들을 터득하게 되었죠. 오로지 그의 성적 감각만 자극시키는 그 행위를 하면서 나의 몸도 동시에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움직임을 찾아냈죠.

 

하지만 질문자처럼 문득문득 ‘내가 왜 펠라치오를 해줘야하는 거지?’라는 의문이 밀려오는 상대를 만날 때가 있었어요. 서로에 대한 열망이 날 젖게 만들었고 섹스할 준비가 되었는데 그토록 날 원한다고 말하던 그 남자의 페니스는 흥분 상태가 아닐 때, 여자로서 스스로의 매력을 의심하게 만들거나 상대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들죠.

 

모든 남자가 근사하게 발기하는 건 아니라하더라도 그 자신이 강렬하게 원하고 있음을 어필해놓고 몸이 받쳐주지 않는 상태라면 시무룩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면서 ‘입으로 해주면 된다’라고 뻔뻔스럽게 요구할 때는 입을 앙다물고 있고 싶어지죠.


이즈음에서 우리들의 섹스가 어째서 이토록 성기 중심인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겠네요. 성적 쾌락에 대해서 한 번 떠올려보아요. 그때 느끼는 쾌락이 성기에만 집중되어 있나요? 우리의 몸 전체가 관능적으로 그 행동의 즐거움을 받아들이고 느끼고 있어요. 그런데 애무는 오직 성기에만 집중을 하지요. 남자들은 그것에서 가장 강렬하고 큰 즐거움을 느낀다고 말하지만 페니스가 건강하게 제 기능을 다하는 시기는 생애 전체에 그리 긴 부분을 차지하진 않죠.

 

그때에도 페니스에만 집착한다면 스스로 많은 즐거움을 놓치고 가는 거겠죠. 신체의 많은 부분들의 즐거움을 발견해나가는 모험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질문자도 펠라치오에 대한 거부감을 서서히 줄여나가길 바랍니다. 실제적으로 그 순간 제압당하고 있는 건 그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나의 혀와 입의 움직임으로 어쩔 줄 몰라 하는 그의 반응을 보는 걸 즐기게 될 겁니다.

 

덧붙여 섹스의 과정에서 펠라치오를 꼭 삽입 직전에 할 필요는 없죠. 그가 나를 감동시킬 만큼 열심히 해주었다면 사정한 후에 그 마음에 대한 보답으로 해준다면 그는 뿌듯해할 겁니다. 그 덕분에 자연스럽게 두 번째 섹스로 이어질 수도 있구요.

 

 

 

 

2013-07-11 | 태그 658호, First-s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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