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남친과의 섹스 느낄 수 없어요.


23살 여대생입니다. 지금 남자친구와 연애한 지 1년 반 정도 되었습니다. 100일 정도 되었을 때 처음 관계를 가졌고 그게 제 첫 경험이었어요. 이후로는 꾸준히 섹스를 하고 있어요. 지금도 여전히 서로를 만질 때 많이 아끼고 좋아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 서로에 대한 애정이나 신뢰는 만날수록 깊어지는 것 같네요. 하지만 섹스를 하면서 정신을 잃을 것 같거나 탄성을 지르게 된 적은 없어요. 얌전하게 섹스를 하고 고만고만한 상태에서 끝난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전 한 번도 오르가슴을 느껴본 적이 없어요. 어떻게 해야 저도 오르가슴이라는 걸 느낄 수 있을까요? 섹스에 대한 만족감을 위해서 다른 남자를 만나봐야 하는 걸까요? 

 

 

 


A. 질문자는 적극적으로 노력하나요?


섹스라는 걸 경험한 이후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각종 영화를 보며, 섹스와 관련된 책들을 보며 저 역시 간절히 소망하는 일이 오르가슴이었습니다. 왜 내겐 오르가슴은 오지 않는 것일까? 정확하게 말하자면 삽입 오르가슴을 바라고 있었어요. 클리토리스 오르가슴은 도달할 수 있었거든요. 명색이! 섹스 칼럼니스트인데 오르가슴의 느낌에 대해 묘사할 수 없다는 것이 분했답니다. 

 

오르가슴을 느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누구보다도 고민을 많이 했지요. 오르가슴을 느끼기 위해서는 몸의 긴장이 없어야 하고 섹스에 몰입한 상태여야 합니다. 전 그게 잘 되지 않았어요. 대부분의 여자들이 그걸 잘 못합니다. 몸에 힘을 꽉 주고 허리는 잘록해보이게, 배는 나와 보이지 않게 힘을 줍니다. 저 역시 힘을 빼고 섹스를 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았어요. 심지어 섹스에 대해 글을 쓰는 일을 하다 보니 제가 하는 섹스에 대해서도 제삼자가 되어 바라보고 있는 자신을 느낄 때도 많았지요. 

 

삽입을 통해 오르가슴을 느끼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삽입 오르가슴의 경우엔 남자의 지구력도 상당히 필요한 일입니다. 적절한 지점에 적절한 강도로 지속적인 자극을 꾸준하게 줘야 하기 때문에 뭔가 도달할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상대가 지쳐버리면 오르가슴은 ‘안녕, 저 멀리 안녕’인거죠. 그리고 그 적절한 지점이라는 것도 찾기 쉬운 게 아니죠. 오르가슴을 느껴야만 좋은 섹스를 했다 결론 내릴 수는 없습니다. 오르가슴을 찾기 위해 두 사람이 노력하는 건 좋지만 오르가슴만이 섹스의 궁극적 이유는 아니거든요.

 

제 경우 섹스를 한 지 거의 10년 만에 삽입 오르가슴이라는 걸 느끼게 되었는데, 그렇다고 이전의 섹스가 형편없고 무용했냐 하면 결코 그렇지 않거든요. 평생 오르가슴을 모른 채 사는 여자들도 많답니다. 쾌락의 최고점을 향해 나아가는 건 좋지만 그것에 집착해서 스트레스를 받고 섹스 자체의 즐길 수 없다면 곤란하겠죠. 실제로 사람마다 오르가슴을 자각하는 방식도 다른 것 같고요. 오르가슴은 즐겁게 섹스를 하다보면 언젠가 찾아와주는 것 같아요. 물론 상대와 허심탄회하게 섹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장난스럽게 혹은 열정적으로 섹스를 탐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답니다.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해서 이렇게 사연을 보냈지만 질문자는 그와의 섹스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나요? 오르가슴이란 남자가 여자에게 선사하는 게 아니랍니다. 질문자가 지금 남자친구와 섹스 하듯 얌전한 척, 부끄러운 척,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한다면 다른 누구를 만나더라도 오르가슴은 찾아오지 않을 거예요. 그건 남자의 훌륭한 페니스와 테크닉뿐만 아니라 오르가슴을 느끼고 싶은 여성 자신도 적극적으로 찾으려 노력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2013-06-12 | 태그 First-sex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