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항상 같이 있고 싶어요 


저희는 원거리 커플이에요. 저희 둘 다 서로 처음 하는 연애라서 그런지 너무 좋아서 미치겠습니다. 하루 종일 만나도 밤에 헤어지는 것이 너무 힘들어요. 같이 있으면 학교 수업도 빠지고 과제도 안 하고 생활이 안 될 정도입니다. 차라리 동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주변에서는 동거는 아니라고 극구 말리는데 동거가 나쁜가요?

 

 

 

 

 

A. 선택이 가져올 결과까지 책임질 자신 있나요 


우선 ‘동거가 나쁜가요?’에 대한 질문부터 답할게요. 아뇨, 나쁘지 않습니다. 법적으로 성인인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해서 같이 살겠다는데 나쁘다 좋다 가치판단할 게 뭐가 있겠어요. 그런데 왜 주변에서는 두 사람의 동거를 말리는 걸까요? 어째서 우리의 열정은 제한되고 방해받아야 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죠?

 

신중하게 고민한 끝에 책임감을 가지고 결정을 내렸다면 누가 뭐라고 하든 상관없을 겁니다. 왜 질문자는 주변의 의견에 신경을 쓰나요?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을 믿고 밀어붙이지 못하고 고민하나요? 둘 다 처음 하는 연애라고 하니 아마도 대학 초년생의 어린 커플이겠죠. 처음 경험하는 연애라서 열정에 취해 있는 건 좋아요. 그런 사랑을 평생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거든요. 연애를 하며 미칠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건 축복이죠. 사랑은 어떤 면에서 현실을 벗어난 일탈입니다. 그리고 그 두근거림과 열기는 두 사람의 사랑을 견고하고 특별하게 만들어줍니다. 열정기의 두 사람에게는 둘만의 세계가 공고하게 형성되어 있을 테고 누구도 끼어들 수 없죠. 누구의 말도 와 닿지 않을 겁니다.

 

그런 두 사람의 뜨거운 열기는 반드시 식게 됩니다. 사랑이 끝난다는 게 아니라 관계가 지속됨에 따라 사랑의 형태는 변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뜨겁던 마음은 온기를 유지하는 또 다른 방식으로 사랑의 형태가 바뀌었을 때, 애정이 소멸했다고 착각하기 쉽기 때문에 위험한 것입니다. 그걸 견딜 수 있냐 없느냐는 두 사람의 몫이죠.

 

그토록 서로를 원한다면 둘에겐 동거가 답일 겁니다. 같이 사는 걸 경험해봐요. 반대하지 않는 의견이 필요해서 질문한 것일 테니까요. 둘을 방해하는 원거리라는 장해 요소 없이 함께 딱 붙어서 살아보세요. 같이 산다는 것, 생활을 공유한다는 것의 의미는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니까요. 대신 부모님께 손 벌릴 생각은 하지 말아요. 성인인 두 사람이 결정한 거니까 두 사람의 생활은 둘이서 꾸려나가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수업도 들어가지 않고, 과제도 하지 않고, 다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각자의 생활에 무책임한 상태에서 같이 살기 시작하면 둘의 생활은 어떻게 될 거라고 생각하나요? 돈은 어떻게 벌 생각인가요? 아르바이트를 하면 그럭저럭 버틸 수 있겠죠. 그런데 생활이 안 될 정도로 떨어지기 싫은 두 사람이 각자 아르바이트하는 동안은 어떻게 견디나요?

 

동거는 사랑의 도피처가 되지 않습니다. 사랑을 현실로 만들어주죠. 사랑으로 그 모든 걸 극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나요? 그런 문제들도 다 고려하고 동거를 생각한 거겠죠? 열정과 확신이 있다면 네, 당장 집을 뛰쳐나와요. 시도해요. 해버려요! 물론 그러다 지치고 후회하게 되더라도 본인이 선택한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 탓하지 않기로 해요.

 

 

 

 

2013-05-29 | 태그 653호, First-s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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