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조루 남친에 우울해요


제 남자친구는 지나칠 정도로 민감한가 봐요. 제가 유난히 잘 조인다거나 움직임이 노련한 것도 아닌데 언제나 한 번도 거르지 않고 10분을 못 넘기더라고요. 지난번엔 섹스 전에 틀어놓은 존 메이어의 Your Body is a Wonderland가 채 끝나기도 전에 사정해 버렸어요. 그 노래 러닝타임이 4분 16초인데 말이죠. 4분도 못 했다는 말이죠. 제 몸이 정말 헤어 나올 수 없는 원더랜드라면 뿌듯하기라도 할 텐데 말이죠. 전 본격적으로 움직이지도 않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겠죠. 남자친구가 미안해하는데 거기다 내놓고 실망감을 표시할 순 없었어요. 하지만 뭔가 느껴질 것 같으면 자기 혼자 끝내버리는 통에 저는 요즘 섹스를 하면서도 욕구불만에 신경과민 상태랍니다. 조루인 남자친구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A. 솔직한 대화 후 격려와 칭찬이 우선! 

‘조루’라는 단어는 내뱉는 것만으로 정말이지 비극적인 기분에 빠져들죠. 이 얼마나 답답하고 슬픈 일인가요. 지긋지긋하게 지루한 지루도 고통스럽지만 조루, 섹스 BGM으로 깔아놓은 4분짜리 곡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 해버렸어”라고 말해버리면 정말이지 발로 차버리고 싶어지죠. 물론 남자 입장에서도 자괴감이 들고 괴로운 일이겠죠?

 

그런데 이건 페니스가 작다와 같이 타고난 신체적 요건은 아니죠. 개선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우선 조루의 이 남자, 자신의 사정만이 목적인 이기적인 남자가 아닌지 파악해야 할 것 같아요. 여자가 만족감을 느끼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즐거움을 느끼는 남자 대신 그런 남자를 만날 필요는 없겠죠. 

 

스트레스니 심리적인 요인이니 이유를 들면서 이 증상이 반복된다면 치료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치료를 받을 의지가 없이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하면서 조루상태를 방치한다면 가망이 없는 거겠죠. 함께 섹스를 나누는 상대가 문제라고 인식하는 지점까지 도달했는데 본인은 개선의 여지가 없다면 관계를 어떻게 이어나갈 수 있을까요?
 
남자들은 비뇨기과 치료를 치를 떨며 거부하는데, 이런 문제를 방치해두는 건 섹스를 하는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습관적으로 이런 사태가 반복이 된다면 전문의와 상담하도록 유도해야겠죠. 이건 섹스 칼럼니스트의 조언이 아니라 의학적 조언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때 여자친구로서 해줄 수 있는 건, 치료 기간 동안 격려를 해주고 조금씩 나아질 때마다 아낌없이 칭찬을 해주는 것이겠죠. 사정지연콘돔을 쓴다거나 섹스를 하다 흥분지점에 도달했을 때 체위를 자주 바꿔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가 삽입했을 때 피스톤 운동에 맞춰 리드미컬하게 허리를 움직이던 걸 자제해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섹스를 할 때 내가 느끼는 대로 움직이지도 못한다면 재미없습니다. 질문자의 말대로 대체 내가 뭘 했다고, 이걸 정말 참아줘야 하는 건가 싶어질 수도 있죠. 본능에 반하는 얌전한 섹스로 그의 사정을 지연시키는 것은 그에게 진정한 도움은 아닐 겁니다. 남자의 페니스와 관련된 것은 그 남자의 자존심과도 같은 것이기에 조심스럽게 말해야 한다, 혹은 언급하지 않는 게 좋다들 하죠.

 

하지만 내 남자에게 일부러 상처를 주고 싶은 여자는 없습니다. 진짜 자존심을 지킬 줄 아는 남자라면 자신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고깝게 듣지는 않을 거예요. 기꺼이 문제 상황을 감내하며 함께 노력해보자는 제스처에 불쾌감을 표하며 옹졸하게 구는 남자라면 비단 페니스의 문제만으로 그렇게 행동하지 않을 겁니다. 그런 남자라면 그에게 보여줄 수 있는 이해심이 아까울 뿐이겠죠? 

 

 

 

2013-07-31 | 태그 660호, First-s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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