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남녀가 바뀐거 같아요

 

학기 초에 만난 여자친구가 있는데 최근에 성관계를 가지게 됐어요. 그런데 그 후로 여자친구가 성관계에 너무 집착을 하는 거 같아 걱정이에요. 간혹 나를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성관계를 맺는 것이 즐거운 것뿐인지 헷갈릴 정도로요.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여자친구에게 자제를 요구하는 게 옳을까요?
 
A. 여자친구에 대한 불안감은 아닌가요

 

이 질문을 읽는 동시에 <피어나>와 <24시간이 모자라>라는 두 곡의 노래가 생각이 나더군요. 대중가요에서 섹스를 경험한 여성이 그것을 탐닉하고 욕망하고 있음을 가감 없이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건, 비록 여가수를 섹스 어필한 콘셉트로 내세우기 위한 상업적 수단이라 할지라도 유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흘려들었을 가사를 적어볼까 합니다. “이렇게 좋을 건 뭐니? 날 갖고 뭘 했던 거니? 나른해지는 오늘 밤, 난 다시 피어나. You can make me high. You can make me fly. 자꾸 보고 싶어서, 듣고 싶어서, 갖고 싶은 너의 모든 그 ah ah ah” “24시간이 모자라. 너와 함께 있으면 너와 눈을 맞추면. 24시간이 모자라. 내가 너를 만지고 니가 나를 만지면. 널 보고 있으면 모든 걸 다 잊어버려. 니가 나를 가득 채워. 널 안고 있으면 모든 게 완벽해. 이대로 영원히 있고 싶어” 이 노래 속 여자들의 욕망이 위태롭다고 느끼나요?
 
여성도 남성 못지않은 욕구를 느낍니다. 오히려 성관계에서 느끼는 육체적, 정신적 쾌감에 관해서라면 훨씬 집요하고 강력하죠. 특히 오감의 완벽한 만족을 꾀하지요. 단순히 사정하고 나면 해결되는 방식의 성욕이 아니기 때문이랍니다. 학기 초부터 연애를 했고 최근에 성관계를 맺었다면 6개월 정도 사귄 상태겠군요. 일반적으로 연인들이 100일 내외에서 섹스를 하는 게 평균이라고 보았을때 서로에 대해 신중하고 차근차근 알아나간 사이였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나를 좋아하는 건지, 섹스가 좋은 건지 파악이 안 된다면 질문자 본인이 이 관계에 자신감이 부족한 건 아닌가요? 여자친구가 날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섹스가 좋기 때문에 만나는 건 아닐까 걱정되는 것도 결국 관계에 대한 불안감이 바탕에 깔려 있어서 그런 것이겠죠.
 
질문자에 대한 마음이 사귀는 동안 점점 더 커져갔고 그랬기에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인 섹스를 나누었을 때 충분히 만족감을 느꼈다. 그래서 여자친구가 현재 그 섹스에 탐닉하는 중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 거예요. 섹스가 별로였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다음번에는 그런 분위기가 되는 걸 피하겠죠. 특히 여자 입장에서는 불만족스러운 상대와 섹스를 적극적으로 이어나가지 않죠. 여자친구의 마음에 의혹을 품었다면 섹스를 하지 않을 때 둘의 관계가 어떠한지 살펴보세요. 섹스할 때와는 다르게 함께 있으면 따분해한다든지, 섹스를 할 때만 다정하다든지 하는 징후를 느꼈나요? 
 
그렇다면 단지 섹스가 좋기 때문에 만나는 것인지도 몰라요. 혹은 사소한 다툼으로 사이가 틀어질 때 섹스라는 수단으로만 해결하려 든다면 그녀에게는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단둘이 있는 공간에서 여자친구가 먼저 섹스를 유도하고, 하고 싶어 한다고 해서 성관계에 집착한다고 생각한다면 질문자가 ‘여자’에 대해서 잘 모르는 거랍니다. 혹은 본인이 여자친구의 성욕을 충족시켜줄 만큼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에 위기감을 느끼는 건지도 모르죠.

 

우리 올챙이 시절을 한번 떠올려 보도록 합시다. 처음 몽정을 하고 성적 충동이라는 걸 경험한 뒤, 야동의 세계에 발을 들인 그날의 나는 어떠했나요? 절제와 균형의 덕목이 적용이 되던가요? 질문자의 여자친구가 성관계에 탐닉하는 이유가 단지 발정기가 왔기 때문이라면 절제시킨다고 과연 효과가 있을까요? 오히려 자신을 만족시켜주지 못하는 남자친구에 대한 불만이 쌓여가겠지요. 열심히 섹스를 하는 시기도 아주 잠깐이랍니다. 그 순간을 행복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보내도록 해봐요.

 

 

 

2013-09-26 | 태그 666호, First-s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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