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친구가 없어서 운동으로 성욕을 해결하고 있는데 이것이 긍정적인 것일까요?”라는 가련한 질문을 받았다. 해결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운동의 효과를 의심하는 질문을 던지다니, 성욕이 잠깐 해소되긴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욕구불만인 상태라는 걸 본인 스스로 잘 알고 있기에 그런 질문을 던진 것이 아닐까?


배가 고프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식욕과 수면욕을 푸는 방법은 간단하다. 혼자서도 충분히 욕구를 해소할 수 있다. 그러나 섹스라는 행위로 해소되어야 하는 것이 성욕이라면 반드시 대상이 필요하다. 다만 내가 하고 싶다고 당연히 상대가 응해주는 것은 아니기에 성적 욕구가 충만한 미숙한 어린 남자들은 섹스할 대상이 없을 때 괴롭고 슬픈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성적 호기심과 에너지가 충만한 10대 남자애들에게 미봉책으로 제시하는 운동요법을 성인 남성에게 적용하여 “운동으로 성욕을 푸세요”라고 말하는 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 물론 피트니스 센터에서 홀로 몸을 단련시키는 운동이 아니라 사람들과 어울려 몸을 부딪치고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축구나 야구 같은 사회성을 갖춘 운동이라면, 타인과 단절되어 외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씁쓸한 기분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남자들은 애써 운동을 하기 보다는 누군가와 몸을 섞고 싶어 한다. 운동을 하면서도 섹스라는 행위가 더 나은 해결방안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욕구가 강한 남자들은 쓸쓸하고 외로운 사람인 것이다. 그들 내부에 충족되지 못한 심리적 문제가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단지 사정이 목적이라면 자극을 줄 수 있는 영상이나 책자의 보조를 받아 자위를 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섹스를 할 대상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섹스에 대한 욕구라기 보다는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욕구일지도 모른다.


상대가 필요한 성욕이란 것은, 육체적인 만족 이외에 정서적인 만족에 관련된 것일 텐데 일회적인 만남이나 대가를 지불하고 맺는 관계는 욕구를 해소해주기 보다는 허무함과 외로움을 더 절실히 느끼게 만들 뿐이다.

섹스를 통해 일상의 감각이 아닌 들뜨고 환상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섹스는 지극히 현실적인 행위이다. 그렇기에 탐욕을 부린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먹을 것에 집착하여 살이 포동포동 오르게 된다든지 잠에 취해 무기력해지는 것처럼 단지 더 많이, 더 자주 섹스하길 원한다고 하여 그렇게 행동한다면 타인과 자신을 상처 입히는 일밖에 되지 않는다.

 

 

 


어떤 대상과 섹스를 했다면 둘 사이에 벌어질 수 있는 각종 심리적인 문제 상황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것을 감당하고 해결해나가려면 욕구에 굴복하는 말랑한 마음이 조금 더 단단해질 필요가 있다. 단순히 자신의 목적을 위해 타인을 수단으로 삼는 비열한 마음 대신 진심과 애정을 품을 때 성욕도 해소될 수 있는 게 아닐까?










'뇌內[망상]극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남자 특전(特典)  (2) 2012.11.21
가여운 삼촌 팬의 믿음  (2) 2012.11.15
료를 닮은 남자  (0) 2012.11.07
트렁크로의 초대  (0) 2012.10.25
지겨워지는 섹스  (0) 2012.10.17
아직 해보지 않은 일  (0) 2012.10.0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