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든 섹스든 이어진다는 감각이 중요하다. 

'한 번'은 리트머스지에 시약 떨어뜨리듯 할 수 있지. 

나쁘지 않은 상대가 극진하게 나를 욕망해 온 시간이 증명되면 다리야 겸허하게 벌어지는 거 아닌가? 

물론 애초에 안 될 건 산성인지 염기성인지 확인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지만.



능숙한 듯 미숙한. 의뭉스러운 듯 하지만 결국 속내를 숨기지 못하는 것이 

섹스에도 고스란히 드러나서 한 인간의 캐릭터가 그대로 읽히는 섹스를 하면 안심이 되는 측면이 있다. 

나를 음탕하게 만드는 사람들의 공통점이었다.


의외로 섹스할 때의 나는 상대의 몸을 응시하지 않는다. 청각 그리고 촉각과 후각에는 대단히 민감해서 손끝으로 그를 조각하듯 기억하지만 제대로 벗은 몸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눈은 뜨고 있지만 시력을 잃은 사람처럼, 무의식적으로 화면을 지워나가는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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