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비우스의 띠 같은 관계를 출혈 없이 끊어내는 건 불가능했고 제법 위악적으로 굴어야 했지만 진짜 마지막을 찍을 수 있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둘의 섹스는 어떤 감흥이 아닌 좋지 못한 습관일 뿐이라는 걸 알았지만 나만 아는 네 느낌 그걸 무시하기 어려웠지.


욕망도 아닌 감정. 그건 어떤 욕망이 아니었기에 절제할 수 없었던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가 날 욕망하길 원했던 것도 아니었다. 여전히 내가 너에게 여자라는 사실도 전혀 으쓱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저 불안한 영혼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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