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앱으로 좋은 인연 만날 수 있나요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쓸쓸한 겨울을 보내고 있답니다. 소개팅도 해보지만 마음 맞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더라고요. 그러던 중 친구에게 소셜 데이트 앱을 추천받았답니다. 외로운 마음에 깔긴 했는데 본인이 작성하는 프로필이나 사진을 보고 괜찮은 사람인지 판단하는 방법을 잘 모르겠어요. 상대방이 가볍게 접근한다는 느낌을 받아서 불쾌할때도 있는데 어떻게 해야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을까요?
 
 
A. 큰 기대 말고 꼼꼼히 살피세요
20세기말 PC통신이나 2000년대의 채팅 사이트에서의 만남처럼 요즘에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SNS나 어플을 통해서 인연을 맺는 사람들도 제법 많은것 같아요. 이제는 누군가를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방식이 되었더군요.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의 경우에는 훨씬 거부감이 적겠죠. 편리할 뿐만 아니라 신속하고 쉽게 다른 사람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일 겁니다. 이 질문을 받고 소셜데이트 앱들을 검색해보니 위치 기반 서비스나 요즘 세대들의 놀이 문화를 접목시킨 다양한 앱이 존재하더군요.
 
새삼 놀라웠어요. 이런 앱의 사용자들은 질문자도 인정했듯이 외롭고,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그것이 연애를 위한 것인지 하룻밤의 짧은 인연을 원하는 것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물론 상대가 후자를 목적으로 한다 치더라도 그걸 밝히진 않겠지만 연애를 미끼로 사람을 기만할 만한 상대는 분명 피해야겠죠. ‘만나서 얼굴 보고 얘기를 해야 더 친해지지 않겠냐’, ‘잠깐 얘기해봤지만 호감이 간다’며 서로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상대방이 지나치게 성급하게 만나고 싶어 한다면 조심해야겠죠. 
 
상대의 성급한 마음은 질문의 방식에서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낯설기만 한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서 주고받아야 할 기본 정보들이 분명 존재할겁니다. 다짜고짜 어디 사는지, 혼자 사는지 물으면서 가까운 데 있으니 지금 만나자며 남자답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사람을 붙임성 좋고 낯가림 없고 발랄한 사람이라고만 보긴 어렵겠죠.
 
이런 데이트 앱은 한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키워나간다는 느낌보단 기회가 되는 모든 사람에게 접근 가능한 방식입니다. 무작위와 우연에 큰 기대를 품지 않아야겠죠. 게다가 외모나 스펙 등 눈에 보이는 가치를 우선 드러내놓는 방식이기에 듀오의 등급 체계만큼이나 뚜렷하게 인간의 계량화가 존재할 겁니다. 냉정과 냉혹한 반응을 거르지 않고 느끼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것에 상처받지 않는 단단한 마음도 필요할 겁니다.

온라인상의 프로필 사진은 이용자 자신이 잘 나왔다고 생각하는 것들로 채울 겁니다. 사진의 각도나 필터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사람처럼 보일 수 있죠. 마치 나르시즘을 채우기 위해 찍어놓은 셀카를 올린 사람들보다는 인상을 파악할 수 있는 상대를 고르는게 좋겠어요. 그리고 사진은 언제나 찰나의 분위기일 뿐이라는 걸 염두에 두세요. 상대가 써놓은 프로필을 읽으며 그 사람에 대해 파악해보는 능력도 키워야 합니다. 취미나 취향 같은 게 비슷하다고 해서 나랑 잘 맞는 사람인 건 아니랍니다. 대화를 이어나갈 하나의 소재는 되어줄 수 있겠죠. 자신을 소개하고 싶은 건지 허세를 부리고 싶은 건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소한 문장이라도 맥락 속에서 그 사람의 의식을 엿볼 수도 있는 것이 글입니다. 세상이 디지털화되어 가는 와중에서도 중요한 건 그런 행간을 읽어내는 능력이죠. 자신을 포장하기 위해 써놓는 글이라 하더라도 글쓴이의 사고가 균형 잡혀 있지 않다면 이상한 점을 느낄 수 있답니다.
 
그런 점을 교묘하게 감추고 잘 쓴 글도 있기에 촉이나 감을 맹신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거름망으로써 사용할 수 있는 주의력은 가져야겠죠. 이런 앱에서는 여기서 꼭 누군가를 만나야겠다는 절실한 목적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도 있는 기회가 주어진 정도로 여기고 사람을 관찰하고 자신의 사회적 역량을 테스트해보는 거라 여기고 즐겨보세요.

 

 

 

 

2013-12-25 | 태그 679호, First-sex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