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귀찮고 불편해요.

저는 섹스가 뭐가 좋은지 잘 모르겠어요. 애정의 표현으로 쓰다듬어 주고 토닥여주는 건 좋지만 섹스는 너무 힘들어요. 하기 전에 단장하고 조금 전에 샤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하고 나서 또다시 샤워를 하고 잠들어야 하는 그 전후 과정들이 번거롭기도 하고요. 처음 남자친구를 사귀었을 때는 둘 다 미숙해서 그런 건가 싶었어요. 하지만 그게 아니라 섹스의 쾌락이라는 걸 느끼기도 전에 제가 지치고 만다는 걸 알았어요. 처음에는 부드럽고 조심스럽지만 결국 격렬해지는 순간들이 오잖아요. 그럴 때 체력이 약한 제 몸이 못 버티는데 과연 이런 섹스를 해야 하는 걸까요?
 
 
A. 섹스는 쾌감만을 위한 게 아니죠
사랑하는 연인 사이라면 섹스란 저절로 잘되는 일,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주는 일, 호기심이 일어나게 만들고 쾌감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해랍니다. 두 사람만의 이 은밀한 인간 활동은 우리에게 어마어마한 고통이나 자괴감을 안겨주기도 하고 실망과 좌절 속에서 허우적거리게 만들기도 합니다. 심지어 경험하지도 못한 채 그런 감정에 휩싸이게 만들기도 하지요.
 
그럼에도 다들 열심히도 합니다. 못해서 난리이기도 하구요. 저는 섹스 이전과 이후의 감정들에 대해 고심해왔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니 경험치가 제법 쌓이게 되었죠. 그럼에도 여전히 고민하고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미드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 브래드쇼의 버스 광고 속 문구처럼 “I Know Good Sex”라고 자신하기도 힘들죠. 제게 통하는 방식이 모두에게 통하는 그런 영역의 일이 결코 아니니까요.
 
하지만 어떤 제안은 할 수 있겠죠. 사실 이런 경우라면 섹스에 대한 의지 박약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겠네요. 모든 사람이 동일한 신체 조건이나 체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건 아닙니다. 질문자가 다른 사람들보다 연약하고 예민할 수도 있겠죠.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타입이라 섹스 전 나름의 절차도 복잡할지 모릅니다. 강박적인 요소들로 인해 섹스가 가진 긍정적인 면을 누리는 데 방해가 되어선 곤란하겠죠.

질문자의 몸이 약하다면 무엇보다도 섹스는 좋은 보약이 되어준다는 사실을 되새겨보세요. 섹스를 하면서 분비되는 엔도르핀은 신체의 면역기능을 강화시켜주고 각종 통증을 완화시켜줍니다. 예민한 성격에도 도움이 되죠. 스트레스나 압박감을 해소시켜주는데도 섹스는 좋은 효과가 있답니다. 여성 호르몬 속의 에스트로겐은 콜라겐의 재생 능력을 높여주기에 탄력 있는 피부를 만들어주고 노폐물 제거에도 도움이 되기에 혈류가 개선돼 혈색도 좋아지게 됩니다.
 
섹스는 따로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근력을 강화시켜줄 수 있습니다. 전신을 움직이며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단련시켜줍니다. 특히 여성 호르몬의 다량 분비는 몸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죠. 허리는 잘록하게 가슴은 부풀어 오르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더 상세하게 나열하고 싶을 정도로 여성의 몸에 좋은 역할을 하는 섹스에 대해서 번거롭다는 이유만으로 자발적 섹스리스를 선택하고 싶어 한다는 건 책무 유기 같아요. 20대 좋은 시절은 찰나의 순간이랍니다. 전 20대로 돌아갈 수 있다면 “섹스 백만 번!!”을 캐치플레이로 삼을지도 몰라요.
 
그리고 섹스 자체로도 운동 기능이 있긴 하지만 섹스를 할 체력도 안 된다면 어떤 것을 해도 집중력과 지구력이 떨어지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해요. 건강한 육체에서 건강한 정신이 나오듯 체력을 길러보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하체를 중심으로 한 전신운동인 스쿼트는 더 좋은 섹스를 하기 위한 기본 근육도 단력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닐까요? 섹스가 힘들어 불만스러운 마음은 운동을 시작하는 것으로 해소해봅시다!

 

 

 

2013-12-18 | 태그 678호, First-s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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