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불능에 가깝고, 욕망은 들끊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유목민에게 배워보는 올바른 S 파트너십


연애 중이 아니라면, 정기적으로 섹스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하지 않고 욕구불만에 가득 차, 시니컬해지고 매사에 불만족을 표현하는 것보다는 근사한 섹스를 하고 발랄하고 부드러운 자신으로 돌아가는 게 더 낫다. 섹스파트너가 나쁜 건 아니다. 나쁜 것은 서로 감정적인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목적이나 수단으로써만 사용하고 쓸쓸하게 내버려두기 때문이다. 혹은 섹스라는 분명한 목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포장하여 타인을 능멸하는 태도가 나쁜 것이다. 좋은 섹스를 위해 필요한 다섯 단어. 그 의미를 새겨보자.


少(적을 소) 이동이 잦은 유목민의 세계에서 소유하고 있는 것은 적을수록 이롭다. 섹스 파트너의 숫자 역시 그러하다. 물론 실망이라는 감정은 견디기 힘들다. 그렇기에 <트라이앵글>이론 같은 걸 가지고 와서 내가 섹스를 하고 싶을 때 거절 당할 것을 대비하여 여럿 걸쳐둔다거나, 같이 잘 수 있는 사람은 많을수록 좋다 라는 생각으로 가벼운 관계들로만 주변을 꾸려놓으면 아무에게도 위로받지 못하고, 결국 어느 순간에는 섹스를 하고 나서도 허무함만이 남게 될 것이다. 섹스파트너 역시 '관계'이다. 여럿을 만들어 놓을 필요는 없다. 타인을 배려한다는 차원을 떠나서 본인의 건강 차원에서도 일정한 사람과 꾸준한 관계를 맺는 것이 여러가지 위험한 병에 노출될 확률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速(빠를 속) 이동이 결정이 되면 목적지를 향해 재빠르게 움직이는 유목민처럼, 이 사람이나 싶다면 꼼수를 부리지 않아야 한다. 서로가 서로를 원한다는 걸 인정. 욕망을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치장해서 시간을 질질 끌 필요없다. 목적을 뚜렷히하고 경계를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넌 SEX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지만 연애까진 글쎄 그건 잘 모르겠다라는 것을 서로가 빨리 인식하면 할수록 섹스 자체에만 몰입할 수 있어 깔끔하면서도 훌륭한 섹스를 나누게 될 것이다.


柔(유연할 유) 변화무쌍한 환경에 적응해서 살아남는 유목민은 생각지 못한 상황, 실망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했던 이들이다. 섹스라는 것이 동시에 원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이토록 바쁜 사회에 살다보면 섹스스케줄을 맞추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럴 때 자신의 욕망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처지에 대해서도 배려해주는 유연함을 갖는 것이야 말로 좋은 섹스파트너의 요건이다. 사랑해달라고 떼쓰는 어린 애도 아니고 섹스해달라고 징징거리는 거 볼썽사납다.


開(개방할 개) 칭기스칸은 나라를 갖고 세력을 확장해 나갔던 다른 정복자들과는 달리, 유목생활을 했다. 그는 유능한 자라면 누구라도 자신의 군대에 들어올 수 있게 만들었다. 인종과 나이를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좋은 섹스를 위해서는 모험이 필요하다. 원하지 않는 데 무리해서 할 필요는 없지만, 고지식하게 자신의 섹스스타일만 고수하고, 자신의 취향을 너무 내세우면 근사한 섹스를 기회를 놓칠 수 밖에 없다. 섹스라는 목적에만 부합이 된다면 상대를 고를 때, 애인 고르듯 까탈스러울 필요는 없다. 기본적으로 매너만 있다면 내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이에게서 의외로 색다른 섹스의 세계로 인도받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抱(포용할 포) 유목민은 배타적인 성격을 가져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발길 닿는 곳까지 나아가다보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문화를 접하게 된다. 그것들에 대해 왜곡된 시선을 가지고 있으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그만큼 늦어지게된다. 나와 나의 파트너는 서로 다른 사람이다. 그렇기에 서로의 섹스에 대한 판타지가 합일되지 않을 때가 있다. 나의 욕구를 상대에게 요구하듯이, 상대의 욕구에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이가 된다면 섹스는 당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즐거움이 될 것이다.


 

 


 


사진출처 - www.flickr.com/photos/margolove/2072512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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