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목은 이번 생에 진화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책장 정리를 하면서 책 몇 백 권 꺼냈다 꽂았다고 해서

키보드 치기 힘들 정도로 아파선 곤란하지 않은가.

 

이사한 날, 뒷풀이를 겸해서 애인 씨와 술 한 잔 하다가

손목에 급통증이 찾아왔을 때

내 손목을 꼬옥 쥐어주었던 그의 힘과 체온이 문득 떠올랐다.

장난삼아 "붕대 감아줘"라고 말했는데

손과 팔을 칭칭 감아줘서

태어나 처음 해본 붕대질에 기분 좋아하며

권투 선수처럼 그의 가슴을 툭툭 치며 캐발랄했던 기억도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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