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는 말했다. "나를 두고 다른 여자를 만난다면 나는 너를 죽여버릴 거야." 그를 위한 음식을 준비하면서 낮게 읊조렸다. 그는 정확하게 J가 하는 말을 들었고 왜 그런 말을 하는 거냐며 화를 냈다. J는 스튜를 저으며 차분하게 말했다. "말 그대로. 다른 여자를 안는 건 용서가 되지 않는 일이니까." J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말을 이어나갔다, "나는 너의 가슴을 열고 갈비뼈를 부러뜨리고 심장을 꺼내버릴거야." 그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상관없었다. 어떤 말을 하든 그게 중요한 건 아니었다. 행동 뒤에 행동이 따르는 문제였으므로 J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막 완성된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음식을, 식욕을 돋게 만들어주는 그릇에 담아 식탁으로 옮겼다.

 

"걱정마, 독을 탄다든가, 가스를 마시게 한다든가,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거나, 차로 밀어버리진 않을 거야. 내 손으로 죽일거야." J는 그 정도의 에너지로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

 

"겁 먹을 필요도, 과민 반응을 보일 필요도 없어, 나를 사랑하지 않게 된다면 나를 떠나면 그만이야. 비겁하게 나를 사랑하는 척하면서 다른 여자를 안는다면 나는 그걸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뿐이야. 그런 일을 겪는다면 나는 네가 이 세상에서 죽어 없어져야만 안식을 찾을 수 있을 거야. 그래서 내 손으로 죽이겠다는 결론에 이른 것 뿐이야."

 

괴기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사실 얼마나 많은 치정살인이 발생하는가? 수많은 범죄드라마의 절반 이상이 질투와 관계가 있다. 그 중 하나일 뿐이다. 무서워할 필요도 화를 낼 필요도 없었다. 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 벌을 주겠다는 게 아니었다. J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J는 그와는 1년을 더 만나고 헤어졌다. 헤어지자고 말한 건 J였고 그는 수긍했다. 몇 달 정도 지나 J는 그가 안고 싶어질 땐 주저없이 연락을 했다. 그는 애인이 있었지만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 J의 부름에 응했다. J는 단 한가지만 물었을 뿐이다. "그 여자도 네가 바람을 핀다면 널 죽이겠다고 말하진 않았지? 네가 죽는 게 아니라면 난 너랑 자고 싶어." 자신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을 그의 여자들은 겪게 만드는 것. 그건 J가 부린 심술이었다. 일부러 그랬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나쁜 습관이었다. 그의 여자가 바뀔 때마다 그걸 알아차리고 J는 그를 불러냈다. 내 것이었을 땐 그가 이런 일을 저지를 지도 모른다는 상상만으로도 그를 살해하고 싶었지만 더이상 내 것이 아닌 남자에 대해서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아도, 살인충동을 느끼지 않아서 좋다고 J는 생각했다.


 







에쿠니 가오리의 동명 소설을 영화한 작품

<달콤한 작은 거짓말>를 반즈음 읽다가 입술을 너무 세게 깨물어 피맛이 났다.
제길. 내가 애인 씨와 3년 정도 연애를 했을 때 느낀 기분.
일기에 써두었던 몇 가지 생각들이 소설의 주요 코드들과 여러모로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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