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이서 하는 섹스, 특히 여자 둘에 남자 하나의 구성은 꽤 많은 남자들의 로망이다.
 
하지만 류가 자신의 쓰리섬 경험을 털어놓기 전까지 내게는 현실감이 부족한 일이었다.



“여자 둘에 남자 하나? 그런 섹스는 절대 안하지. 내 남자의 애정을 다른 여자랑 나누고 싶지 않다구.
게다가 고작 두 번 하고 나면 지쳐 나가 떨어지면서 어떻게 두 여자를 완벽하게 만족시키겠다는 거야?
두 여자가 한 남자와 섹스를 하면서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거?
그건 포르노적 환상을 뛰어넘은 개굴개굴 개구라야.”


류는 '쓰리섬'에 대한 자기 취향은 확실했다.
남자 둘과 여자 하나.
하룻밤에 두 번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는, 자신의 옆에서 먼저 곯아떨어져 버리는 애인을 보며
언제나 말똥말똥한 눈을 한 채로 아쉬워하던 류였기에 자신에게 찾아온 쓰리섬의 기회를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완벽하고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류의 사랑이 덧없이 끝나버리고 난 뒤,
류는 짧고 한정된 삶을 즐겨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때 다정다감하면서도 예쁜 얼굴을 가진 A가 류를 유혹했다.
A는 류가 호기심이 넘치고 충동적인 면이 있는 여자임을 간파했다.
몇 번의 섹스를 나누고 A는 자신의 친구 B를 류에게 소개시켜주었다.


A가 먼저 자리를 뜨고 B와 류만 단둘이 남았을 때, B는 류에게 키스를 했다.
B는 시니컬하기 짝이 없고 사랑 따위 믿지 않는 그런 남자였지만 굉장히 훌륭한 키스를 했다.
류는 그대로 B와 섹스를 했다.


“둘 다 여자를 다룰 줄 알더라구. 나쁘지 않았어. 그걸 알고 있었으니까 가능했던 거야.
낯선 사람과 쓰리섬? 그건 결코 안 되지.
한 사람과 할 때도 마음에 안 들어서 짜증날 때가 있는데, 둘 다 그 모양이면 완전 엉망진창일 게 뻔하잖아.
그런 위험을 무릅쓸 순 없어.”



A와 B 그렇게 두 남자와 각각 관계를 지속하고 있던 어느 날,
류의 집에 그 둘이 와인을 몇 병 사들고 사이좋게 찾아왔을 때 류는 직감했다.
오늘은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겠구나.
그들이 단순히 술 몇 잔 나누어 마시며 속 깊은 얘기나 해보자고 찾아온 것이 아님을 알았다.

A는 부드럽고 조심스러운 섹스를 하는 반면 B는 거칠고 격정적인 방식으로 류를 다루기에
그 둘의 강약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자신을 상대할지 내심 기대를 했다.


“둘이 역할 분담이 잘 되어 있는 걸로 봐서, 내가 처음은 아닌 것 같더라.
그 둘. 뭐랄까 안 해본 것 없이 여자를 너무 많이 안은 탓에 이렇게 자극적인 것으로 자신들을 몰고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가여운 남자들이었지만 그런 허망한 섹스를 하면서도 기술은 좋아서 말야. 뭐랄까 나처럼 ‘애정 없는 섹스가 더 편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좋은 상대더라구.”



류는 포르노에서나 보던 체위를 자신이 취하고 있다는 사실에 좀 더 흥분했다.
한 남자와 섹스를 할 때 보다 몸의 구석구석까지 자극을 받았고, 류 역시 두 명의 상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몸을 좀 더 부지런히 움직이고 손을 쉬지 않고 놀리다보니 섹스가 끝나고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어버렸다.
섹스를 하다 지쳐 잠든 적이 없는 류였기에 그 사실만으로도 만족했다.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쓰리섬'을 변태 플레이라고 뭐라고 하든 말든 지상 최고의 섹스였다고 자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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