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 꽃을 선물할까 합니다.
어떤 꽃을 좋아할까요?


그런 질문을 받았을 때 내 머리 속엔 장미, 백합, 리시안셔스 이런 꽃 이름들 말고,
'왜 꽃인가?' 라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꽃 예쁘다. 아름답다. 향기롭다.
그것이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무슨 도움이 된단 말이다.
먹을 수도, 장식할 수도 없는, 시들고나면 아무 쓸모도 없는 선물이 말이다.
물론 선물이라는 게 꼭 실용적이여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나에게 꽃 선물은 낭비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꽃 선물이라는 건 다발로 하기 마련인데 어떻게 분리수거해야 할지도 난감한 선물이다.

화혜업에 종사하시는 분에겐 그닥 반가운 답변이 아니겠지만
20대 중반만 지나도 꽃선물 자체만으로 좋아할 여자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기분전환용 한 송이 정도는 기분 좋을 수도 있다.
비오는 날 수요일엔 빨간 장미꽃 한 송이. 낭만적으로 보일 수 있다.
햇살 좋은 따뜻한 봄날, 프리지아 꽃 한 단 정도도 애교롭고 사랑스럽게 보인다.
가끔 그 정도는 여자 친구들에게도 선물 하곤 하니까.
그러나 우린 환심을 이끌어낸다에 목적을 두고 있기에
꽃보다는 가치가 있는 것.
오래 지니면서 선물을 준 사람의 마음을 상기할 수 있는 아이템이 필요한 것이다.
일주일 뒤 시들고 마는 선물, 안 된다.

반짝거리면서도 녹슬지 않는 귀걸이나 목걸이.
선물하는 타이밍이 중요하긴 하지만 영수증을 동봉한
- 혹 그녀가 원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면 교환이 가능하도록 
가방 이런 것들이 훨씬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여자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는 것이 로망이었다고?
좋다. 그렇다면 선물하라. 하지만 꽃다발만 선물해서는 안 될 거다.
잊지마라. 꽃이 지고 나도 그녀 곁에 오랫동안 남아 있는 것을 함께 해야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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