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칼럼니스트입니다 라고 말하면 남자들은 곧잘 '제 얘기도 언젠가 쓰겠네요'라고 반응하는데 그럴 때마다 '소재거리도 안 되는 게 깝치지 마세요'라는 말 대신 '전 실제로 일어난 일을 그대로 쓰진 않아요'라고 대답한다. 



섹스칼럼니스트라는 걸 알면서도 섹스에 대한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내면, 자신과 만나는 중에 그렇게 그런 글을 쓸 수 있냐고 항의를 듣기도 하는데..



일 좀 하자. 일. 내가 마치 다른 남자랑 자기라도 한 것처럼 매도할 때는 진짜 딴 남자랑 자고싶다. 섹스칼럼이긴한데 방점이 글 쓰는 거에 안 붙고 섹스에 붙어서 피곤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닌데 그건 이젠 내상을  덜 입는다쳐도 관계에 대한 성의있는 성찰없이 쎅쓰 쎅쓰하는 글만 쓴다는 편견이나 문학적 소양이나 깊이가 없다는 생각도 좀 웃겨. 네네. 저 4년제 대학 나왔고 문예창작 전공했어요 (그런데 그게 글 잘쓰는 거랑은 아무 상관없습니다) 

섹스도 할만큼 해봤고 제법 잘 하기도 해요. (자기입으로 이렇게 말하니까 웃긴 거 알겠죠?)

또 뭐 말해야 하지?



아. 클럽은 잘 안 가고 원나잇도 잘 안해요. 나이가 많단 이유만으로 꼰대질하고 성적 능력이 감소하기 시작해서 괜히 자격지심있는 남자보단 차라리 서툴지만 가르치는 만큼 역량 발휘를 하는 나이 차가 제법 나는 귀여운 연하들을 좋아해요. 섹스에 대해 노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천박한 수준까지 할 수는 있겠지만 그런 것에서 성적 흥분을 느끼진 않아요. 그러니까 글을 쓰는데 공교롭게 섹스가 소재인 거지 제가 섹스섹스해서 글을 쓰는 건 아니라는 걸 아마도 영리한 사람들은 알겠죠. 뭐. 섹스에 대해 거부감이 없는 건 제가 어릴 때부터 공포감 조장이 아닌 바른 성 교육을 받았다는 걸 증명하는 거 아닌가 싶어요. 


사랑과 섹스를 동일선상에서 다루지 않는 점이 바르지 않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랑과 섹스에 대한 분홍빛 헛된 환상이 아니라 짙은 파랑의 냉소 가능한 현실을 보여주는 거죠. 그리고 바닥에 발을 딛고 서서 모험을 해보자는 거죠. 백색으로 눈부시게 빛나는 궁극의 긍정적 쾌락을 찾아서. 외로움 때문에 섹스하진 않아요. 사랑받고 싶어서 섹스하지도 않아요. 섹스하고 싶을 때 섹스합니다. 물론 대체적으로 하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남자같은 뇌구조일지도) 물론 그렇다고 인생이 섹스로 점철된 건 아닙니다. 차라리 미드나 일드면 모를까.ㅎ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