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주의에서는 인간이 불행한 까닭을
인간에서 있어서 확실한 것이 죽음 밖에 없다는 데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나에게 있어서 불행은
죽는다는 사실보다는 영원한 사랑을 하고 싶고, 믿고 싶지만
세상엔 영원한 사랑이 없다는 증거만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축적되는 것에서 비롯된다.


 

 

'부럽다, 오롯이 사랑에 빠져있을 수 있어서'라고 친구들이 말하곤 했다.
그러나 얼굴을 붉히는 나에게도 불안감은 늘 존재한다.
 

살짝 발만 담그었던 상대랑 어긋났을 때도
죽을 듯이 아팠고, 미칠 듯이 분했고
그랬던 나인데
 

정말 사랑이라고 믿었던 이 사람과 헤어지면 어떻게 될까?
이별을 상상하는 것조차 베개를 흠뻑 적실 정도로 나에게 가슴 아픈 일인데
그런데 또 그러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은가
 


우린 낭만적 사랑이 판치던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
낭만적 사랑이란 무엇인가
정이현도 말했듯이..그런 건 사라져버린 채, 첫날밤의 10계율의 수십 개 판본만 존재하는 사회가 아닌가

사랑은 우스운 동화 속 이야기.
 


철저히 전략적인 되고
철저히 계산적이 되라고 말한다.
하지만 난 그럴 수가 없다.
내 안의 낭만성을 버릴 수 없다.
 

구해줄 왕자님도 없는데
혼자 높은 탑 속에 갇힌 공주신세가 되어버린 듯 하다.
 

변함없는 로맨스
그건 정말 사라져버린 이야기 일까?
공주와 왕자님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대요 라는 이야기는 거짓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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