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C, Sex and the city
뉴욕에는 로맨스가 없다! 라고 선언하고 섹스에서 남자에게 바랄 것은 감성이나 감정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만다와
사랑이라는 감정에 냉소적인 미란다 사랑에 대한 환상 가득한 만년 소녀 같은 샬롯을 친구로 둔 캐리는
여자도 남자처럼 섹스할 수 있는가를 칼럼의 소재로 삼는다.

캐리는 26살, 29살 심지어는 31살 때의 실수였던 섹시하고 잘~하는 커트를 실험 대상으로 정한다.
침대 위에서 아쉬워하는 커트를 내버려두고 냉정하게 일어나는 순간의 희열을 느끼며,
‘여자도 그럴 수 있다, 성공했다.’라고 생각한 순간,
남자들이 좋아라 하게 문란하고 정서 결핍에 걸린 여자같이 굴어야 상처를 받지 않는다는 결론에 캐리는 힘이 빠지고 만다. (그도 그럴 것이, 캐리 역시 말은 거칠게 해도 여전히 사랑에 대한 환상이 큰 여자잖아.) 

클럽 ‘카오스’에서 나와 택시를 잡지 못하고 있는 캐리에게 나타난 Mr .Big
(차세대 도날드 트럼프로 불리는, 물론 그보다는 훨씬 잘 생겼고 머리 숱도 많다.)

그의 차 안에서 캐리는 자신을 성문화 인류학자라 소개하며 자신이 쓰는 칼럼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남자처럼 섹스 하는 여성에 대한 기사 자료를 모으는 중이라면서, 빅에게 당신도 아무 생각 없이 섹스만 하지 않냐고 묻자, 빅은 자신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캐리는 남자 맞냐고 반문한다. 빅은 캐리에서 사랑해 본 적이 없군. 이라고 말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빅은 참으로 바람직해 보이는 남자였다.)
그 순간 캐리는 자신에게 갑자기 몰아친 강풍의 기운으로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가 자고 싶은 기분과 불안을 느낀다.



빅의 차에서 내린 캐리.
빅에게 “당신은 사랑을 한 적이 있나요? Have you ever been in love?”라고 묻는다.
빅은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오만한 표정으로 SATC를 통틀어 유일하게 기억되는
빅의 명대사 “Abso-fucking-lutely.”를 남기고 유유히 사라진다.
(누구나 이때까지는, 빅이 로맨틱하고 멋진 남자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_-)

들어보자, 빅의 "abso-fucking-lutely."





SATC는 첫 편부터 순수의 시대는 끝났으며, 더 이상 로맨틱 영화와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음을 시작으로 하여 몇 가지 (당시로서는 흥미를 끌만한 – 이젠 너무 많이 얘기되어 새로울 게 없는) 화두를 던진다.


왜 멋진 미혼 여성은 많은데 멋진 미혼 남성은 없을까?
남성은 성공한 여성을 두려워한다. 남자를 얻고 싶다면 입을 다물고 정석을 따르세요
여자들은 왜 그렇게 까다로운 거냐? 왜 키가 작거나 뚱뚱한 남자는 만나지 않는 거냐?
(뉴욕 여자치고 멋진 남자 열 명을 차지 않은 여자는 없을 거다라는 식의 말에 미란다는
성찰 끝에 간단하게 답을 내려준다. 키가 작거나 뚱보나 가난뱅이도 만나봤지만 차이가 없다.
그들도 잘생긴 사람처럼 똑같이 자기 중심적이다.)

이런 식의 화두들은 역시 사랑의 대상, 이해의 대상으로 상대를 보는 것이 아닌, 한 쪽만의 시선으로 보기 때문에 일어나는 오해에 대한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사람들은 사랑하다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기 시작했고 그렇기 때문에 상대에게 한없이 가벼워지려고 한 것 같다.

샬롯의 정절을 존중해준다면서도, 자신의 욕구는 해소해야 한다면서
클럽 '카오스'로 달려간 유명한 미혼남 커포티 던컨이나
오늘은 재워줄 수 없다는 상대의 말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자신도 바쁘다며 말하곤
섹스의  쾌락으로 자신의 슬픈 얼굴을 지워버리는 사만다도


그저, 상처받는 것이 무서운 아이의 모습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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