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로 관계를 통제하고 상대의 존재나 섹스능력치에 대한 과도한 칭찬으로 그의 낮은 자존감을 도닥여서 상대를 옭아매면서 '나랑 헤어지면 나같은 여자는 다시 못 만날거라'는 반협박조의 태도로 연애했을 때의 내가 가장 형편없었다.


내 남자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보이고 만나는 남자에 대한 환상성을 과장하고 그의 다양한 면모보다 섹스로 부각된 장점들을 지나치게 서술할 때의 심정은 만족이 아니라 불안이다. 섹스말고는 증명되거나 느껴지지 않는 둘 사이의 감정에 대해 대안이 없으니 그걸 믿을 수 밖에 없는 것. 지금 가장 좋은 걸 가졌으니 이걸 잃을 순 없다는 절박함은 결코 사랑이 아니었다. 비겁함이나 멍청함이었다.












'물을 품은 선인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짓말  (0) 2015.06.12
기록  (0) 2015.06.11
섹스를 복기하는 일  (0) 2015.06.11
포르노그라피 단상  (0) 2015.06.11
기록  (0) 2015.06.07
여성성이라는 코드  (0) 2015.06.07

+ Recent posts